[추석 극장가]최고의 악당이 되기 위한 치열한 싸움 '슈퍼배드'

입력 2010-09-20 07:30 수정 2010-09-20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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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누가 더 나쁜가? 옳고 그름 모르는 사회 풍자

▲사진=영화 '슈퍼배드'포스터
소녀시대 태연과 서연이 성우로 참여해 화제를 모은 외화 '슈퍼배드'도 발칙한 상상과 상식 뒤집기로 관객의 눈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우선 악당이 주인공이란 점이 이색적이다. 정의를 위해 싸우는 슈퍼맨도 아니고 슈퍼배드가 주인공인 탓에 관객들은 처음에 어리둥절할지도 모른다.

주인공 그루는 단순 악당이기를 거부한다. 악당에도 급수가 있는지 '슈퍼'급 악당을 꿈꾼다. 그루는 '누군가 피라미드를 통째로 훔쳐갔다'는 긴급뉴스를 듣고 흥분한다. 인류를 구할 슈퍼 히어로로서의 책임감을 절감해서가 아니라 천하 제일의 악당 자리를 누군가에게 뺏길 수 없기 때문.

피라미드를 통째로 훔쳐갔다는 발상부터 발칙하다. 애초 가능하지도 않는 피라미드를 통째로 훔쳐가는 현실감이 떨어지는 사건을 나쁜일의 최고 경지로 설정해놓은 것. 피라미드를 훔쳐갔던 것은 벡터라고 알려지자 그루는 벡터보다 더 악당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최악의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싸우는 그루와 벡터의 행보가 흥미롭다. 그루는 집 지하에 첨단 과학시설을 구비해놓고 미니언이라는 정체불명의 귀여운 생명체를 거느린 채 악의 실현에 골몰한다. 여기서 등장하는 작은 녹색 생물체 '미니언'들의 활약도 무시할 수 없다.벡터도 막상막하다. 킬킬거리며 이유 없이 악행을 즐기는 그에게선 약간의 선함도 찾을 수 없다.

이 영화엔 '누가 누가 더 나쁜가' 경쟁하는 최악과 차악이 등장할 뿐이다. 최고의 경지를 차지하기 위해 옳고 그름을 따지기 보다 뺏고 뺏기는 현 세태를 아이의 시선으로 꼬집었다. 나쁜 것이 옳지 못한 것임을 자각하지 못했기에 옳은 것을 쫓기보다 최상의 것을 찾아다니는 세태를 풍자한 것.

그렇게 영웅은 커녕 착해 보이는 어른 한 명 없는데 기이하게 인류는 위기를 벗어나고, 영화는 해피 엔딩으로 끝을 맺는다. 벡터와 경쟁하던 그루가 고아원 삼남매에게서 부성애를 느끼면서 영화는 결국 나쁜 것이 아닌 선한 것이 옳은 것임을 무언 중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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