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근로자들이 외국인투자기업보다는 국내업체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 외투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국영 베트남통신(VNA)은 25일 까오 쭈이 히엡 빙푹성 산하 취업서비스센터장의 말을 빌려 국내업체들이 외투기업들보다 더 좋은 급여조건을 제시하면서 근로자들 사이에 국내기업으로 이직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히엡 센터장은 국내업체의 경우 근로자 월평균 급여가 180만동(91달러)인 반면, 외투기업은 120만∼150만동(62∼77달러)로 국내업체의 조건이 훨씬 좋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국내업체의 경우 작업 강도가 외투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데다 잔업 주기도 적어 외투기업 근로자들의 이직을 부추기는 또 다른 요인으로 분석됐다.
구인전문업체인 타워스 왓슨 베트남(Towers Watson Vietnam)의 선임 컨설턴트인 제시카 루 씨는 일간신문 라오동과의 회견에서 올해 들어 외투기업에서 국내기업으로 이직한 비율이 12.9%나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 비율은 지난해의 14%보다는 낮지만 외투기업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에는 단순 근로자층뿐 아니라 중간 간부나 고위 간부들 사이에서도 경력 관리를 위해 국내기업으로 자리를 옮기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워스 왓슨 베트남이 전국 154개의 외투기업에 근무하는 4만5708명의 근로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올 상반기에 이직률이 가장 심각한 곳은 하이테크 부문으로 23.8%나 됐다. 이어 소비재산업 분야(21%), 일반제조업(18.5%) 등의 순이었다.
이와 관련, 현지 진출 한국업체 관계자는 "급여 등 복리후생 조건 외에도 언어와 문화적 동질성 및 근로자들에 대해 가지는 평등의식 등 국내기업들이 갖고 있는 특성도 이직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근로자들의 이탈이 가속화하면서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