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17 여자선수들, 한국축구 역사를 장식하다

입력 2010-09-26 10:59 수정 2010-09-27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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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차기 혈투 끝 일본 꺾고 우승컵 포옹

▲U-17 여자월드컵 한국 우승! 트리니다드 토바고 수도 포트 오브 스페인의 해슬리 크로퍼드 스타디움에서 26일(한국시각) 열린 U-17 여자월드컵에서 우승한 한국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AP연합
한국의 17세 이하 소녀들이 128년 대한민국 축구역사를 새로 썼다.

26일 오전 7시(한국시각)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해슬리 크로퍼드 경기장에서 열린 U-17(17세 이하) 여자 월드컵 결승전에서 한국은 일본과 승부차기까지 가는 숨막히는 접전(接戰) 끝에 5-4로 승리,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최하는 대회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이 우승을 차지한 것은 남녀 대표팀을 통틀어 1882년 축구가 한국 땅에 처음 선보인지 128년 만에 처음이다.

여민지(17·함안대산고) 선수는 대회 MVP(골든볼)와 득점왕(골든부트), 우승컵을 모두 품에 안는 3관왕의 영예를 차지했다. 여민지는 이번 대회 6경기를 치르면서 총 8골 3도움을 기록했다.

양 팀은 3-3으로 전후반 경기를 마쳤고, 연장전에서도 추가 득점없이 비겨 승부차기로 우승을 가렸다. 선취골은 한국차지였다. 한국은 경기 시작 6분만에 이정은(17·함안대산고)이 날린 중거리 슛이 일본의 골대로 빨려들어가면서 기분좋게 출발했다.

그러나 전반 11분 일본의 나오모토 히카루가 왼발로 날린 중거리슛이 골키퍼 김민아(17·포항여전자고)의 손을 맞고 꺽이며 골문으로 데굴데굴 흘러 들어갔다. 이어 전반 17분 다나카 요코가 한 골을 추가하면서 2-1로 전세를 뒤집었다.

일본에 끌려가던 한국의 만회 기회는 전반전 종료 직전 찾아왔다. 인저리타임인 전반 46분 김아름(17·포항여전자고)이 일본 진영 중앙에서 찬 중거리 프리킥이 그대로 일본의 골문으로 뚝 떨어지며 들어가 다시 동점을 이뤘고, 곧이어 전반전 종료 휘슬이 울렸다.

한국은 2-2 동점에서 시작된 후반전에서 시작 11분만에 가토 치카에게 추가골을 내주었다. 그러나 교체 투입된 이소담(16·현대정과고)이 후반 34분 호쾌한 중거리슛을 성공시키면서 다시 3-3 동점으로 따라 붙었다.

▲26일(한국시각) 트리니다드 토바고 수도 포트 오브 스페인의 해슬리 크로퍼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U-17 여자월드컵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김아름(오른쪽)이 2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임하영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연합

후반전을 3-3으로 마친 양 팀은, 이어 시작된 연장 전후반 30분 경기를 추가 득점없이 마쳤다.

일본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에서 1번 키커 다나카의 슛은 성공했지만, 한국의 1번 키커 이정은의 슛이 골키퍼에 가로 막히면서 한국은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다행히 일본의 2번 키커가 득점에 실패했다. 한국과 일본은 5번 키커까지 나란히 골을 주고받으며 4-4가 됐다.

일본의 6번 키커 무라마츠 도모코의 슛이 왼쪽 크로스바를 때리며 밖으로 튀어나왔다. 한국은 절체절명의 승기를 잡았다. 마지막 키커로 나선 장슬기(16·충남인터넷고)가 침착하게 일본의 골망을 흔들면서 한국 축구의 역사를 새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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