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선의 경제수첩] 부자들에도 퍼주기?

입력 2010-09-27 07:50 수정 2010-09-27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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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다자녀 혜택을 늘리고 수혜 범위를 확대한 것이 정교하지 못한 설계로 보인다.

정부의 최근 서민 복지 예산 편성 방침에서 이런 경향이 묻어나오고 있다.

정부는 최근 월소득 450만원 이하 서민‧중산층을 대상으로 보육시설 이용시 보육료를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맞벌이가구에 대한 무상보육 지원대상은 4인가구 기준 월소득 498만원 이하에서 600만원 이하로 확대하기로 했다.

하지만 과연 이러한 혜택에 허점이 없는지 따져봐야 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소득 분위별로는 2003~2009년 7개년 평균 35~44세 유배우 여성의 평균 출생아수는 저소득층인 1분위가 1.77명, 2분위 1.88명, 3분위 1.95명, 4분위 1.99명, 5분위 2.02명으로 소득 분위가 높아질수록 많았다.

이렇듯 고소득 가구는 출산 지원이 없어도 자녀를 많이 나고 있다. 특별히 지원하지 않아도 출산이 높다는 것이 통계에서 증명되고 있다. 자녀 출산도 부익부 빈익빈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출산율을 높이는 효과는 떨어지고 지원하지 않아도 될 가구에 국민세금이 낭비되지는 않을지 의구심이 든다.

지금 세 자녀 이상을 낳는 가구를 주위에서 돌아보면 공무원이나 안정된 대기업에 다니는 가구가 많다. 특히 안정된 정년이 보장된 공무원이나 공기업 직원들이 자녀를 많이 낳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처럼 미래가 안정된 가구는 특별한 정부 지원이 없어도 자진해서 자녀를 낳고 있다.

출산은 이제 부의 상징이 되었다.

하지만 보통의 가정은 한 자녀 이상 출산도 엄두를 내기 어렵다.

새로운 지원이 있다고 해도 일반 서민들은 출산을 고려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여전히 미래가 불안하기 때문이다. 짧아지는 정년, 늘어나는 보육비용.사교육비, 주택비용에 노후준비는 제대로 안돼 있는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출산율은 줄어들고 있다.

구조적인 문제를 다자녀 혜택을 정책으로 부양하려는 발상은 단순해 보인다.

전문계고 학생 전원에 대한 교육비 지원도 마찬가지다.

정교한 설계 없이 무조건 전문계고 학생 전원에 대해 지원하는 것이 올바른지 의문이다. 전문계고 학생 중 넉넉한 가정에는 크게 필요하지 않은 혜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인문계고 학생과의 형평성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복지 정책은 한 번 도입되면 몇 십년간 지속되면서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는 것이 특징이다.

표를 의식한 정치권의 요구에 떠밀려 졸속으로 도입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허점들은 없는지 충분한 검토를 거쳐 신중하게 설계하고 시행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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