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역사적으로 글로벌 사회·문화·경제를 좌우하는 명문 가문은 존재해왔다. 유럽의 로스차일드 가문이 글로벌 자본시장을 주무르듯 이른바 로열패밀리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파워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를 이해하고 역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로열패밀리를 이해하고 분석하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13회에 걸쳐 글로벌 로열패밀리의 역사와 자본 그리고 그들의 영향력을 분석한다)
① 로얄家 그러나 최대 스캔들 제조家… ‘英왕실’
② 태국의 구원자 · 세계 최대 갑부...'태국왕실'
③ 日왕실의 영광은? '패전'의 추락...'계승'고통
④ 영광과 저주의 정치 명가…‘케네디家’
⑤ ‘악덕기업’ 비난, ‘기부’로 극복...석유왕 ‘록펠러家’
⑥ 세계 금융의 조종자…‘모건家’
⑦ 150년의 존경과 신화…스웨덴 발렌베리 가문
⑧ 세계 돈줄의 지배자…‘로스차일드’
⑨ 美 자본주의 아이콘…‘포드 신화’
⑩ 인도 국민기업에서 글로벌 기업으로...타타 가문 이야기
⑪ 딱정벌레, 스포츠카를 타다...포르셰와 폴크스바겐의 대단한 가족사
⑫ 구멍가게 주인에서 세계 최대 유통공룡으로…월마트家 사람들
⑬ 세계를 매혹시킨 150년간의 마법...루이 뷔통 이야기
영국은 19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제국주의 바람을 타고 전무후무한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당시 영국은 내부적으로 산업자본주의 발전에 힘입어 초강대국이 됐고 정치적으로는 의회 민주주의를 꽃피우기 시작했다. 대외적으로 영국은 프랑스와 ‘검은 대륙 아프리카를 둘러싸고 식민지 각축전을 벌이면서 13개의 식민지를 독식, 이른바 ‘팍스 브리태니커’ 시대를 맞이했다. 영국의 해는 저도 지구 반대편 어딘가에 있는 영국의 식민지는 해가 떠 있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는 말은 여기서 나왔다.
이 전성기의 상징이 바로 빅토리아 여왕시대다. 빅토리아 여왕은 입헌군주로 ‘군림은 하되 통치는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따랐다. 즉 실제적인 정치에는 참여하지 않았던 것.
영국 왕실은 이미 17세기부터 직접적인 통치를 하지 않았다. 17세기 초 제임스 1세가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를 통일해 국가의 위상을 높인 후 침체기와 번성기를 반복한 후 1688년 명예혁명을 통해 민주주의 의식이 발동하면서 영국 왕실은 통치권이 없는 상징적 존재가 된다.
영국 왕실에 대한 국민의 존경과 신뢰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BBC의 여론조사 결과,수많은 추문과 재정문제 등에도 불구하고 영국 국민의 76%는 엘리자베스 2세의 입헌군주제를 지속해야 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영국의 국왕 엘리자베스 2세는 지난 1952년부터 60년 가까이 왕위에 올라 있다. 1926년 부왕 조지 6세의 장녀로 태어난 엘리자베스 2세는 1946년 먼 친척인 필립 마운트배튼과 결혼했고 조지 6세가 케냐를 방문하던 중 사망하면서 그해 왕위를 이어받아 지금까지 영국인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엘리자베스 2세는 정치적 입장을 전혀 표명하지 않지만 국가 수반으로서 의회를 소집하고 해산하며 매년 가을 영국 정부의 정책을 요약하는 개회사와 함께 의외의 새로운 회기를 선언한다. 또 선거를 통해 영국 총리가 선출되면 임명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엘리자베스 2세는 대외적으로 남편 필립 공과 함께 각종 기관과 지역사회 등을 방문하고 내외국 방문객들을 영접하며 영국 적십자사, 영국 문화원, 영국 학술원 등을 포함해 620개 이상의 자선단체와 기관을 후원하고 있다.
엘리자베스 2세는 우리나라와도 인연이 깊다. 지난 1999년 김대중 대통령 재임 시절 한국을 방문해 하회마을과 성공회 서울 주교좌 대성당 등을 돌아봤으며 2004년에는 영국을 국빈 방문한 노무현 전 대통령 내외를 맞이하기도 했다.
엘리자베스 2세의 남편이자 영국의 왕위 계승 서열 488위인 필립 공은 그리스 왕실의 자손으로 1947년 영국에 귀화해 성을 마운트배튼으로 바꿨고 영국 왕실의 한 사람이 되면서 에든버러 공이 됐다.
필립 공은 엘리자베스 2세와 함께 영국을 방문한 주요 외국 고위 인사들을 영접하며 여왕의 해외 순방길에 자주 동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그는 세계자연보호 기금의 총재 역할을 맡고 있다.
엘리자베스 2세와 필립 공은 슬하에 찰스, 앤드류, 에드워드, 앤 등 4남매를 뒀으며 첫째 아들이자 왕세자인 찰스는 이미 고인이 된 왕세자비 다이애나의 남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