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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난해 영국 왕실은 후계자 문제를 둘러싸고 한동안 떠들썩했다. 엘리자베스 2세가 아들 찰스 왕자가 아닌 손자 윌리엄에게 왕위를 물려줄 수도 있다는 소문이 나돌았기 때문이었다.
왕권 승계에 대한 루머가 지난해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10년 전에도 영국 국민들은 찰스 왕세자 대신 윌리엄 왕자의 왕위 계승을 희망했다.
2000년에 선데이 익스프레스가 영국 국민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44%가 윌리엄 왕자의 왕위 계승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찰스 왕세자가 고 다이애나 비와의 관계 등 수많은 스캔들로 추문을 뿌리며 왕실의 권위를 추락시켜 영국 국민들을 실망시켰기 때문이다. 엘리자베스 2세 역시 찰스를 신임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올해 83세인 엘리자베스 2세의 나이를 감안할 때 왕위 계승에 관한 논란은 조만간 재점화돼 영국 전역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글로벌 금융불안에 이어 유럽 재정위기로 영국 역시 세계적 긴축 기조에 동참하면서 왕실도 1200만달러(약 130억원) 수준으로 지원금을 동결키로 했다. 기존 지원금보다 약 12% 가량 소비 지출을 감소할 계획.
이는 영국 정부가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10.1%에 달하는 재정적자 규모를 2015년까지 GDP의 1.1%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엘리자베스 2세는 왕실 지출을 줄이기 위해 왕실 구성원을 본인과 찰스 왕세자, 윌리엄 왕자와 해리 왕자 등 4명으로 대폭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이 리스트에는 차남 앤드류 왕자의 딸과 셋째 아들 에드워드 왕자의 자녀들이 제외됐다.
포브스가 지난 7월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영국 왕실은 4억5000만달러 규모의 부를 소유하며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왕실 가운데 12위를 기록했다.
이는 3년 전에 비하면 대폭 줄어든 것으로 2007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전역에 있는 부동산 등을 합칠 경우 왕실 재산은 142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기도 했다.
영국 여왕은 막대한 재산을 소유하고 있지만 후계자는 상속세를 한 푼도 낼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