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도 명품 구두에 대한 여성들의 욕망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미 투자전문매체 데일리파이낸스는 최근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을 인용, 전세계 여성들이 유명 디자이너 신발을 구입하는데 한 켤레당 1000달러(약 115만원) 이상을 쏟아붓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디자이너 신발의 지난해 판매는 전년 동기에 비해 8.7% 줄어든 97억7000만달러였으나 올해 3.2% 증가세로 전환, 오는 2013년엔 20% 증가할 전망이다.
구매대행 사이트인 블루플라이닷컴(bluefly.com)의 한 관계자는 "여성들이 원래 보유하고 있던 신발을 모두 잃은 것처럼 강한 구매력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들의 럭셔리 신발 구매가 놀라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가을 시즌에는 여성 구매자들이 금속 벨트 버클이 달린 무릎 위로 올라오는 부츠에서부터 송곳처럼 뾰족한 스파이크 슈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신발을 구매할 전망이다.
후즈슈즈(Hu's Shoes) 마를린 후 앨다바 대표는 "두 달 전부터 이미 가을 제품이 판매되기 시작했다"면서 워싱턴 DC 등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지역에서도 고가 신발이 팔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앨다바는 "한 켤레에 1200달러나 하는 신발이 판매됐다"면서 "경기침체가 종료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특별한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디자이너 브랜드 컨설팅 회사인 럭셔리인스티튜트는 여성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명품 구두 크리스챤 루부탱이 올해 가장 가치가 높은 구두 브랜드에 꼽혔다. 이 구두의 가격은 400~4000달러에 달한다.
이어 마놀로 블라닉과 의류로 더 알려진 잭 포즌이 각각 그 뒤를 이었다.
세계적인 컨설팅 기관 AT커니 파트너인 해나 벤-샤르밧 소매부문 컨설턴트는 "럭셔리 신발업계 붐이 핸드백 판매 감소와 맞물려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벤-샤르밧 컨설턴트는 "지난 2004~2008년 핸드백 판매가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지만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불어닥친 이후 평균 가격이 낮아졌을 뿐만 아니라 신상품 조차 출시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유명 디자이너 신발은 한 켤레당 평균 1000달러인 반면 핸드백 가격은 2500~5000달러에 불과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