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이 싸늘하다. 정부에서 8.29부동산 대책을 내놓은지 한 달이 다가오지만 시장은 여전히 거래부진과 가격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추가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대책 발표 직후 청약에 나서면서 기대를 모았던 용산의 한 주상복합아파트는 3순위에서도 미달됐고, 추석 연휴까지 겹치면서 분양 물량은 예년에 비해 급감했다.
◇업계, 부동산 시장 지속하락 예상...LTV상향 등 추가대책 필요
현재 시장은 공급 과잉으로 미분양 주택과 입주 물량이 쌓여 있는데다 집값 하락 국면에서 대출을 받아 집을 사려는 수요자가 거의 없다. 새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이 기존 주택이 팔리지 않아 이사하지 못하는 현상도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9월 현재 3주간 거래일 동안 서울 -0.12%, 인천 -0.24%, 경기 -0.16%로 하락하고 있다. 대책발표 이전보다는 하락폭이 다소 줄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추가하락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추가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거래부진과 집값 추가하락이 예상된다며 정부가 추가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폭넓은 대책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8.29대책이후 한달이 지나도 거래는 늘어나지 않고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면서 "부동산 경색을 풀기위한 추가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후속 대책으로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 및 DTI 규제 완화, 분양가 상한제 전면 폐지, 양도세 중과 2년 추가 연장, LTV 한도 상향 조정 등을 주장하고 있다.
◇정부, 실거래 중심 시장 화색...추가 완화 "있을 수 없다"일축=
하지만 정부는 거래가 살아나고 있다며 추가 대책이라는 말 자체가 나온다는 것이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책이 발표된 이후 현재까지 실거래자를 중심으로 조금씩 매수세가 살아나고 있는 것이 지표상으로 확인되고 있는 상황에서 업계의 주장은 터무니 없다는 것.
정부가 이처럼 분석하는 것은 실수요자 거래용으로 판단하고 있는 국내 은행들의 무주택 여부 조회다.
8.29부동산 대책이 시행된 직후인 지난 3일부터 24일까지 영업일 기준으로 13일동안 DTI자율 적용을 받기 위해 국토부에 주택소유현황 조회건수는 총 755건. 이는 수도권 8월 한달 주택거래량인 8091건의 약 10%, 시행 첫주 1일 평균 52건이던 거래량도 둘째주에는 68건으로 늘어난 수치다. 정부는 이를 근거로 거래가 살아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한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한 주택기금 대출 신청도 지난 13일 시행이후 7거래일 동안 141건(100억원)에 이르고 신청 건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거래가 살아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해석하고 있다.
◇ 전문가, 추가 대책마련 반대...시장 경색심화 조금더 지켜봐야=
부동산 전문가들은 실거래 등의 해석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추가대책과 관련해서는 반대하는 분위기다.
즉, 9월 한달간 거래량이 소폭 증가한것에 그친것은 계절적인 수요로 인한 반짝 증가로 분석하고는 있지만 섣부른 추가대책 발표 전망은 오히려 시장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8.29대책의 효과를 좀 더 지켜보고 난 뒤 대책을 마련해도 늦지 않다는 것.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8.29대책이 무색할 정도로 거래량은 여전히 평년 수준의 절반가량으로 부진하다"며 "하반기 금리인상과 LH공사 구조조정 등의 민감한 이슈들이 복병처럼 남아있어 집값 추가 하락 시그널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함 실장은 이어 "대책이 시행된 지 한달여 정도밖에 지나지 않아 시장의 흐름을 판단하기는 이른감이 있어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히 시장의 추가 대책 마련 촉구에 대해 "집값 추가하락 가능성이 여전히 높지만 한계절이 지나봐야 방향성이 뚜렷이 결정될 듯 하다"면서 "지금시점에서 추가대책이 나온다는 시그널이 있다면 거래동결 현상이 나타날 수 있고 이는 시장이 더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