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3가구 걸러 "상환 어렵다"

입력 2010-09-29 08:38 수정 2010-09-29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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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낮을수록 상환 어려워…월수입 100만원 미만 가구 67%

현재 가계부채를 보유한 가구 3곳 중 1곳이 부채 상환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수도권 가구 중 가계부채를 보유하고 있는 517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가계부채 실태 및 소비에 대한 영향’ 조사에 따르면 응답대상 가구 33.3%는 보유 부채에 대한 상환능력을 묻는 질문에 ‘상환이 어려운 실정이다’고 응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저소득층일수록 체감하는 상환부담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월수입 500만원 이상의 고소득층 가구의 경우 ‘상환이 어려운 실정이다’의 응답비율이 19.6%에 불과했던 반면, 월수입 300만원 미만 가구의 경우는 그 보다 두 배 이상 많은 41.8%가 상환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답했으며 월수입 100만원 미만의 저소득 가구의 경우는 무려 66.7%가 상환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응답했다.

상의 관계자는 “현재 국내 가계부채가 711조원에 달하고 있는데 앞으로 부동산 침체 지속, 경기불안, 금리상승 등으로 가계가 충격을 받을 경우 가계부실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고 이것이 금융 및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8월말 현재 국내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78%로 작년 5월(0.78%)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가계부채 보유규모는 대략 ‘1000만원 이상~1억원 미만’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부채 보유수준은 어느 정도 되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1000만원 이상~1억원 미만’이라는 응답이 65.4%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1000만원 미만’(28.2%), ‘1억원 이상~2억원 미만’(5.8%), ‘2억원 이상’(0.6%) 순으로 조사됐다.

부채 목적으로는 ‘주택 구입’(40.8%)이 가장 많이 꼽혔고, 이어 ‘자동차, 가전제품 등

구입’(31.7%), ‘사업자금 마련’(11.2%), ‘전월세자금 충당’(10.3%), ‘생계비 충당’(5.6%)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비교했을 때 올해 부채규모가 어떠한지에 대해서는 응답자 중 절반인 52.6%가 비슷하다고 응답했고, 24.8%는 ‘증가’, 22.6%는 ‘감소’로 각각 답해 작년보다 부채수준이 늘어난 가구가 다소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가계부채 문제는 소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올 3분기와 비교해 4분기 소비수준이 어떠할 것으로 예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8.8%가 ‘비슷할 것’으로 응답한 가운데, ‘줄어들 것이다’는 응답비율이 29.8%를 차지해 ‘늘어날 것이다’의 11.4%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소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 응답자들에게 그 이유를 물어본 결과 그 중 가장 많은 40.9% 응답자가 ‘가계부채 증가 지속’을 꼽았다. 이어 ‘금융자산 가치 하락’(26.0%), ‘부동산 가치 하락’(17.6%), ‘임금소득 감소’(12.3%), ‘신규대출 제약’(0.6%)을 차례로 꼽았다.

가계부채 부담이 완화되기 위해서는 ‘금리안정’이 가장 필요하다는 응답이 48.9%로 가장 많았고, ‘부동산 등 자산시장이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응답도 26.7%에 달했다. 다음으로 ‘상환기간 연장 및 대출만기 장기화 유도’(14.1%), ‘장기ㆍ고정금리형 대출확대’(9.5%) 등이 필요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한상의 이현석 전무는 “앞으로 금리가 올라갈 경우 가계의 부채상환능력이 지금보다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면서, “금리안정을 기하고 부동산시장을 활성화시켜 가계의 상환능력을 높여주는 한편 소득수준이 모자라는 가구에 대해서는 부채 만기연장, 장기ㆍ고정금리 대출비중 확대 등을 통해 상환부담이 일시에 집중되지 않도록 연착륙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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