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적으로는 30년을 함께해 온 둘도 없는 사이였지만 그 속은 치열한 권력 암투가 숨겨져 있었다. 금융가에서는 라응찬 회장과 신상훈 사장의 사이가 벌어졌다는 이야기도 돌았지만, 라응찬 회장과 신상훈 사장은 그 이야기를 무색하게 만들듯이 함께 '신한웨이'라는 '명분'을 외쳤다.
신한 경영진의 '명분'과 '본심'은 지금도 여전하다. 라응찬 회장과 신상훈 사장은 각자의 잘잘못을 노출시키며 끝내 검찰 조사까지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도 고객과 직원들에게는 "자신을 믿어달라"며 호소하고 있다.
정말 신한의 앞날을 생각한다면 내부 문제를 빨리 정리하고 무너지는 조직을 추스려야 한다는 한 일본 사외이사의 지적이 와닿는다. 그는 정말 신한 조직을 생각한다면 14일 이사회의 결론대로 검찰조사 전까지 자숙하면서 조직을 추스리고 떨어진 주식가치를 올릴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신한금융의 가치는 계속 추락하고 있으며 경영진 3명은 모두 검찰조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까지 왔다. 고객과 직원 앞에서 신한금융과 자신을 믿어달라는 말은 '명분'일까, 아니면 '본심'일까.
직원과 고객을 생각하는 말이 '본심'이라면 현재 경영진들은 이 같은 권력 투쟁을 마무리하고 신한금융을 앞으로 어떻게 이끌어나갈 수 있을지 강구해야 한다.
국내외 사외이사들도 더 이상의 분란을 없애고 신한금융을 발전시키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명분'이 아닌 '본심'을 이야기하는 경영진들의 모습을 보고 싶은 건 필자뿐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