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29일(현지시간)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고조되고 은행과 소매업체들의 실적 전망이 악화되면서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22.86포인트(0.21%) 하락한 1만835.28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03포인트(0.13%) 내린 2376.56을 기록했고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144.73으로 2.97포인트(0.26%) 떨어졌다.
이날 뉴욕증시는 특별한 경제지표 발표가 없는 가운데 유럽 전역에서 정부의 재정적자 감축안으로 인한 항의시위가 잇따르고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재부상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스페인에서는 총파업이 8년 만에 발생해 교통과 방송이 지장을 받았고 그리스 아테네에서도 철도, 통신 및 항만 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했다.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는 긴축정책에 항의하는 유럽의 각급 노동조합이 모여 대규모 시위를 벌이는 바람에 교통대란이 일어났다.
에드워드 존스의 케이트 원 투자전략가는 “이날 시위는 유럽 국가들이 재정적자 감축안을 시행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것을 일깨웠고 시장을 긴장시켰다”고 말했다.
월가의 저명한 애널리스트인 메리디스 휘트니가 은행권의 올해부터 2012년까지의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유럽 의류 소매업체 헤네스앤마우리츠가 부진한 실적을 내놓은 것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미국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들이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경기부양책에 대해 논쟁이 가열됐다는 소식도 시장에 부담을 줬다.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이날 “현재 디플레이션 위험도 없고 연준의 정책이 실업률을 낮추는데 효과적이지도 않다”면서 “연준이 지금 시점에서 국채를 추가로 매입하는 것은 득은 없고 실만 많다”면서 연준의 추가 양적완화 조치에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나라야나 커컬라코타 미네아폴리스 연은 총재도 찰스 플로서 총재와 비슷한 의견을 보였다.
반면 에릭 로젠그린 보스턴 연은 총재는 “경기회복세가 너무 느려 고용시장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고 디플레이션 위험도 커졌다”면서 “양적완화 조치를 즉각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업종별로는 금융권이 유럽 재정위기 우려와 메레디스 휘트니의 실적 전망 하향 조정으로 약세를 보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1.21%, JP모건체이스가 1.39%, 골드만삭스가 0.41% 각각 내렸다.
의류 소매업체 어반아웃피터스는 헤네스앤마우리츠의 부진한 실적에 8.4% 급락했다.
반면 세계 최대 PC제조업체 휴렛팩커드(HP)는 실적 전망 상향 조정에 2.19%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