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가 주력사업인 석유와 화학 부문을 분사하기로 한 것은 부문별 독립경영체제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2년 전 이 회사가 도입한 CIC(회사 내 회사) 체제로는 사업 영역 확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윤활유 부문을 분사해 100%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를 설립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SK에너지는 윤활유 부문 분리 후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이점도 석유 및 화학사업에 대한 분사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구자영 사장은 지난 6월 열렸던 기자간담회에서 작년에 성공적으로 분리한 SK루브리컨츠 사례를 들며“이번 독립경영체계 구축은 빠른 경영환경의 변화 속에서 개별 사업의 경쟁력과 유연성을 높여 각 사업의 생존력과 전문성이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SK에너지는 분사 이후 해외자원 및 신재생 에너지 개발 등 신수종 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SK에너지의 매출에서 자원개발이 차지하는 비중은 2% 미만에 불과하지만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그간 해외 자원개발을 누누이 강조해왔다. 결국 자원개발 전문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지기 위한 사업 행보를 해 나갈 것이란 전망이 높다.
이 회사는 현재 16개국에서 원유와 천연가스를 탐사 또는 생산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개발은 대전에 위치한 SK기술원에서 담당할 전망이다.
SK에너지 관계자는 "기존사업의 핵심 경쟁력 강화 및 지속 성장을 위해 각 사업의 독립·책임 경영체제를 구축하고자 석유사업과 화학사업의 분할을 결정한 것”이라며 "각 사별 독립·책임경영 체제 도입은 사업의 유연성과 스피드를 높이고 기존 사업의 강화 및 미래 성장기반 확보 등 회사의 본원적 경쟁력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석유와 화학 부문이 분사하게 되면 SK에너지는 지주회사인 SK㈜의 자회사이자 석유, 화학, 윤활유를 각각 전담하는 자회사를 거느린 중간 지주회사로 변모 하게 된다.
한편 SK에너지는 오늘 오후 중국에서 이사회를 개최하고 석유ㆍ화학 사업부문 분리 안건을 승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