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③ 와인의 재발견…이젠 마시지 말고 투자하자

입력 2010-10-08 11:00 수정 2010-10-08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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神의 선물 ‘프랑스 와인’의 세계

▲술이라는 개념을 뛰어넘어 신개념 투자처로 각광받는 와인. 고급와인은 특히 아시아에서 주요 투자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제공 : WSJ
‘신의 물방울’로 불리는 와인이 최근 글로벌 경매시장을 달구며 새로운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 100대 와인 가격 추이를 지수화한 런던국제와인거래소의 '라이브-엑스 파인와인 100'은 2001년 시작된 이래 200% 넘게 상승했다. 이 기간 경기 부진을 감안하면 상당한 강세장. 고급 와인 공급이 제한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샤토 라피트 로칠드’ 2009년산 한 상자(750㎖짜리 12병들이)는 지난 6월 영국에서 1만파운드(약 1770만원)에 판매됐으나 지난 달 19일에는 1만3657파운드로 3개월새 36%나 뛰었다. 같은 기간 ‘샤트 라투르’ 2009년산 한 상자도 1만파운드에서 1만2000파운드로 20% 상승했다.

‘샤토 라피트 로칠드’ 2000년산의 경우 상자당 가격이 2004년 2560파운드에서 1만8400파운드로 치솟으며 수익률은 2004년 이후 618%에 달했다. ‘샤토 페트뤼스’ 2004년산은 1만2000파운드에서 3만6627파운드로 상자당 2만2627파운드나 뛰었다. 2004년 12월에 매입한 투자자라면 255%의 수익률을 올린 셈이다.

와인은 다른 럭셔리 제품과 달리 포도밭이 한정돼 있어 수요가 늘어난다고 해서 공급을 즉시 늘릴 수는 없다. 생산량이 제한된 고급 와인의 경우 찾으면 찾을수록 물량이 달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홍콩이 2008년부터 와인에 부과하던 수입관세와 주류세를 폐지한 것도 와인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유럽 와인거래업체인 '베리 브러더스 앤드 러드'의 애덤 빌비 홍콩지점 판매 매니저는 "와인에 대한 관심이 홍콩에서 시작해 급속한 경제 성장과 함께 부(富)를 일군 중국 본토인들로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콩 소재 크리스티 경매의 마이클 우 전문 경매사는 “아시아 와인 수집가들은 와인을 단순한 술이 아닌 투자수단으로 보고 있다”며 “와인은 최고의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와인에 투자할 경우 몇 가지 고급 와인으로 포트폴리오를 짜라고 조언하고 있다. 이들은 ‘샤토 라피트 로칠드’ ‘샤토 라투르’ ‘샤토 마고’ ‘무통 로칠드’ ‘샤토 오-브리옹’ 등 프랑스 보르도 지역에서 나온 제품들을 추천한다.

보르도산 와인은 환금성이 좋아 투자자가 샀다가 팔고 싶을 때 내놔도 바로 거래된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보르도산 와인은 오크통에서 숙성된 후 병에 담기 전 열리는 ‘앙 프리뫼르(En Primeur)’ 캠페인 때 직접 원하는 가격에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보틀링 후 맛이 떨어지면 가격도 하락할 수 있어 보관에 유의해야 한다.

'베리 브러더스 앤드 러드'의 사이먼 스테이플즈 판매담당 이사는 "현재 아시아에서 와인 열풍이 불고 있지만 아직 제대로 달아오르지 않았다"며 "고급 와인은 향후 10년간은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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