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인수전이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간의 현대家 집안싸움으로 지난 1일 결정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현대차와 현대그룹간 2파전이 현대증권, HMC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현대家 3인방 증권사에 튀고 있다.
현대건설 인수와 관련해 가장 먼저 불똥이 튄 것은 현대증권이다. 현대증권은 현대그룹의 계열사로서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 실패 시 오히려 인수·합병(M&A)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나오면서 울상이다.
최근에는 현대건설 주주협의회에 현대증권이 참여하면서 이해상충 문제로 곤혹을 치뤘다. 현대증권은 현대건설 인수에 직접 뛰어든데다 현대그룹의 인수자문사로서 현대건설 주주협의회에 참여해 이해가 상충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둠이 있으면 빛이 있는 법. 현대증권의 주가는 현대건설 M&A 가시화 이후 지난 7월부터 현재까지 3개월 동안 무려 40% 넘는 급등세를 보이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반면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HMC투자증권은 겉으로는 무덤덤한 입장이지만 속으로는 현대건설 인수전으로 떡고물이 떨어지지 않을까하며 미소를 짓고 있다. 현대증권 M&A 이슈로 대외 브랜드 홍보와 현대차 그룹내 위상이 재조명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하이투자증권은 가만히 앉아 있다 곁불을 얻은 경우지만 무표정이다.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시 현대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증권 대주주인 현대상선 지분을 현대중공업에 넘길 가능성이 있어 내심 바라는 눈치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현대건설 인수나 현대증권 M&A 이슈가 자기들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일이라며 애써 무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현대그룹은 현대증권 M&A와 관련한 시나리오가 말도 안 된다는 입장이지만 신경 쓰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현대그룹은 현대증권 M&A 이슈의 근본 원인인 현대상선 경영권 방어를 위해 최근 의결권 없는 현대상선 자사주를 우호세력인 넥스젠캐피털에 매각해 사전에 이런 가능성을 차단하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