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해진 가을 날씨와 함께 모피매출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국내 대표적 모피업체인 진도모피에 따르면 9월 한 달간 매출이 지난해 대비 46%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 회사의 평균적인 매출 상승률을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모피매장에 고객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진도모피 매장 관계자에 따르면 9월 한 달 매장 방문객 수가 30% 가량 증가했다. 롯데백화점 진도모피 매장은 평일에도 두세명씩 20팀 정도가 주말에는 30팀까지 찾아올 정도다.
기본적으로 모피는 여름 세일기간이나 겨울철에 매출이 늘어난다. 모피는 상대적으로 다른 의류에 비해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가격에 따라 매출 변동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가격할인폭이 적은 가을에 매출이 증가하는 것은 이색적이라는 반응이다.
이처럼 모피바람이 분 까닭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최장 9일에 이르는 연휴기간을 꼽았다. 진도모피 홍보실 박혜윤 대리는“연휴 때문에 고객들의 쇼핑시간에 여유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즈넷과 82쿡 닷컴 같은 여성 사이트에서는 연휴기간을 이용해 모피구입에 나섰다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주부 이 모 씨는 “지난 달 연휴를 통해 450만 원짜리 밍크를 장만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업계에서는 모피가 올 가을 트렌드라는 점도 매출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7월6일 파리에서 열린 2010~2011 샤넬 F/W 오트쿠튀르 컬렉션은 올 가을 유행으로 모피를 점찍었다. 업계 관계자는“모피가 하나의 패션으로 자리 잡은 만큼 젊은 층의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매출이 늘었다”고 말했다. 대학생 박희선(24·서울시 은평구 홍제동)씨는 “최근 모피가 친구들 사이에 유행”이라고 밝혔다.
모피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가격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 전 세계적으로 한파의 영향을 받아 원피(스킨)의 수요가 늘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올 해 원피 가격이 40~50% 정도 올라 업체의 원가도 10~15% 정도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동우모피 이정미 실장은“모피는 이제 하나의 섹션으로 자리 잡은 것 같다”며 “모피에 대한 고객 호응도가 점점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