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노벨상도 금융위기의 여파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올해 노벨상 수상자들의 상금이 실질 가치로 환산해 10년 만에 가장 적은 상금을 받게 될 전망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웨덴 통화인 크로나 강세와 창시자인 알프레드 노벨의 기금을 관리하는 재단이 금융 위기의 타격을 받으면서 8년간 동결돼 온 노벨상 수상자들에게 부여되는 상금이 줄게 됐다.
마이클 솔먼 노벨 재단 이사는 "특히 크로나 강세로 대부분의 외국인 수상자들의 상금이 줄었다"며 "이번 결정이 계속될지는 내년 4월에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크로나 가치는 스웨덴의 경기 회복에 힘 입에 크게 상승했다. 이 때문에 유로존과 영국의 재정적자를 늘리는데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1000만크로나(약 16억원)의 노벨상 상금을 영국 파운드로 환산할 경우 2001년 66만8000파운드에서 올해는 93만파운드로 늘었다.
이는 올해 노벨 생리 의학상을 수상한 영국의 로버트 에드워즈 교수와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러시아의 안드레 가임과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박사에는 희소식이다.
1895년 노벨상 수상이 시작된 이래 상금 액수는 재단 기금운용 사정에 따라 매년 조금씩 변해왔다. 처음 수상한 1901년에는 15만800크로나에서 1981년에는 100만크로나, 1999년에는 790만크로나로 다소 차이를 보였다. 이후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는 1000만크로나를 6명의 노벨상 수상자들이 동등하게 나눠 가졌다.
그러나 올해는 주식에서부터 부동산 가치가 하락하는 등 금융위기의 여파로 노벨재단의 기금운용 사정이 좋지 않아 10년래 가장 낮은 상금이 돌아가게 됐다고 FT는 전했다.
FT에 따르면 노벨재단의 기금은 금융위기 이래 22.3% 감소했다. 이는 10년 전 호경기인 '버블닷컴' 때의 3분의 1 낮아진 수준이다.
노벨 재단은 기금의 절반 이상은 글로벌 주식에 사용하고 채권에는 기금의 5분의 1을, 그외 헤지펀드 등에는 기금의 28%를 각각 투자하고 있다.
5일 현재 올해 노벨상 수상자는 의학ㆍ생리학상과 물리학상까지 발표됐으며 6~11일까지 화학상과 문학상, 평화상, 경제학상 수상자가 차례로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