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일본' 아직 죽지 않았다

입력 2010-10-07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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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화학상 수상자 7명 배출...日기초과학 저력 과시

일본 열도가 노벨 화학상 부문에서 수상자를 한꺼번에 두 명이나 배출하면서 환호에 휩싸였다.

일본의 이번 노벨 화학상 수상은 글로벌 무대에서 자국의 첨단 기술력을 입증한 것으로 일본 기초과학의 저력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는 평가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6일 스즈키 아키라 일본 홋카이도 대학 명예교수와 네기시 에이이치 미국 퍼듀대 특별교수를 화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리처드 헤크 델라웨어대 명예교수도 공동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들은 금속 촉매를 이용해 복잡한 유기화합물을 합성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자에 선정됐다.

이로써 일본인 노벨상 수상자는 미국 국적을 가진 난부 요이치로 시카고대 명예교수를 포함해 18명이 됐고, 화학상은 2008년 수상자인 시모무라 오사무 보스턴대학교 명예교수에 이어 7명째다.

이날 소식은 공영방송인 NHK를 포함한 모든 매체에서 속보로 전해졌다. 일본의 노벨상 수상이 불과 2년만인데다 정치·경제 등 모든 면에서 침체돼 있던 일본에 모처럼의 희소식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스즈키와 네기시 교수가 발견한 기술은 최근 전자분야에서 주목받아 휴대전화기 화면 등에 사용되기 시작한 유기EL에서 보다 선명한 화질을 구현할 수 있는 신재료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감회가 새롭다.

이들 세 명의 과학자는 팔라듐이라는 촉매를 사용해 유기물질간 결합을 가능하게 했다. 이를 통해 새로운 합성물질을 개발하거나 천연물질을 쉽고 간단하게 인공으로 만드는 길을 창조했다. 헤크 박사는 이런 기술을 처음 개발했고, 네기시 교수는 헤크 박사의 기술을 좀 더 진보시켰다. 스즈키 교수는 상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화학 공정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최근 몇 년간 유기EL 관련 기술 발견자들이 계속 노벨상 후보에 올라왔지만 매번 고배를 마시다 결국 일본이 빛을 보게 된 셈이다.

소재 기술은 의약품이나 화학원료뿐 아니라 자동차와 전기 등 많은 산업에서 경쟁력을 좌우하는 열쇠. 저탄소 사회에서 반드시 필요한 태양전지나 전기자동차 배터리, 에너지 절약형 조명(LED) 등에서도 마찬가지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화학상 수상자가 일본에서 잇따라 나오는 비결로 화학분야의 인재가 많다는 점을 꼽았다. 스즈키 교수 역시 기자회견에서 "일본은 자원이 없는 나라이기 때문에 지식을 만드는 이공계의 힘이 중요하다"며 인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미국의 한 정보제공업체에 따르면 2007~2009년 세계 주요 학술지에 실린 '화학' '재료' 분야의 논문 수에서는 중국이 20%, 일본이 10%를 각각 차지했다.

신문은 중국과 한국 등 신흥국들이 기술력에서 일본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만큼 긴장감을 늦춰서는 안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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