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워싱턴 출장지에서 수행 간부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전하면서 공무원들이 서민들의 고통을 제대로 헤아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증현 장관은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되는 IMF 연차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해 수행 간부들과 현지 파견 재정부 직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한 인사에 따르면 윤 장관은 자신의 대학시절 경험을 예로 들었다.
윤 장관은 가난했던 전쟁 이후 대학생 시절 부자집 여자 동기 집에 몇 명이 초대받아 갔다가 겪은 일을 농담삼아 얘기했다.
당시 고급 음식이던 바나나가 나왔지만 아무도 손을 대지 못했다고 한다. 윤 장관은 이유를 아느냐고 물었다.
윤 장관의 답변이 이어졌다. 윤 장관은 “아무도 바나나 껍질을 까서 먹어야 한다는 걸 몰랐다”고 했다.
모두 바나나를 처음 구경했기 때문에 어떻게 먹는지 방법을 아무도 몰랐던 것이다.
이를 눈치챈 부자집 동기가 바나나를 까서 먹는 시범을 보이자 눈깜짝할 사이에 없어졌다고 한다.
윤 장관은 이런 예를 들면서 서민들의 고통을 공무원들이 제대로 모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탁상행정이 이루어질 것을 우려한 것이다.
글로벌 금융 위기 회복 과정에서 대기업 위주의 수출이 크게 늘면서 경제지표들이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실업률이 높고 서민 체감 경기가 좋지 않은 것을 농담을 통해 지적한 것이다.
윤 장관은 출장을 떠나오기 전 국정감사에서 배추 등 채소값 폭등에 따라 서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는 따끔한 지적을 의원들로부터 받았다.
윤 장관은 서민들의 고통을 제대로 헤아려야 한다는 지적을 이같은 우스운 농담을 통해 드러냈다.
자리에 참석했던 재정부 직원들은 마냥 웃지만은 못했을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