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휘 우리은행장은 하나금융지주와의 합병이 우리은행을 중심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대승적 차원에서 용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이종휘 행장은 지난 9일(현지시각) 기자간담회에서 하나금융지주외의 합병 건과 관련해 “우리은행의 기업가치나 고객구성, 맨파워 등이 모두 앞서기 때문에 우리은행 중심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은행이 우리은행을 인수할 수는 없고 어차피 합병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합병을 해 제3법인의 중심은 우리은행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김승유 회장과 관련해 신상변동 이야기가 들리더라”라고 소문을 전한 뒤 “김승유 회장이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의 합병을 성사시키고 대승적 차원에서 용퇴하는 것을 하나의 카드로 쓸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내년 6월 임기만료되는 이종휘 행장은 연임 의지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이 행장은 “임기가 내년 6월까지로 일부에서 금융당국으로부터 2회 경고 조치를 받아 연임할 수 없다는 얘기가 나와 예보쪽에 정확하게 알려달라고 했다”면서 “동일 임기중 경고를 2회 이상 받으면 3년안에 재선임이 안된다는 규정이 있는데 단서 조항으로 인수합병 등 특수 상황에서는 예보가 결정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행장은 “단서 조항에도 걸릴 수 있지만 나는 수석부행장 때 1번, 은행장 때 1번 받은 것”이라면서 “동일임기중 2회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워싱턴에서 별도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대놓고 연애한다는 사람치고 결혼하는 것 못봤다”면서 “소문 내놓고 제대로 하는 것 못봤다”고 말했다. 이는 취임 직후 우리은행 인수 의사를 밝힌 바 있는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을 행동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구조조정과 관련 “기업문화를 어떻게 고치느냐인데 내 식구를 자르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