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광양회'인가 '돌돌핍인'인가...中 경계론 확산

입력 2010-10-11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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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무대서 中 존재감 급부상...중국 강경론 탄력 경계

‘도광양회(韜光養晦 : 자신의 힘을 드러내지 않고 참고 기다리는 것)’에서 ‘돌돌핍인(咄咄逼人 : 기세가 등등해져 남에게 압력을 가하는 것)’으로의 방침 전환인가.

최근 국제 무대에서 존재감을 늘리고 있는 중국에 대한 경계론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데 이어 센카쿠 및 난사제도 영유권 주장, 위안화 문제, 노벨평화상 수상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강경론이 힘을 받고 있다.

일본의 중국 전문가인 게이오대학의 가모 도모키 교수는 10일 니혼게이자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방침이 공식으로 바뀌었다는 확증은 없지만 도광양회에 대한 재검토 논의는 확실히 시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광양회'는 나관중의 소설 '삼국지연의'에서 유비가 조조의 식객 노릇을 할 때 살아남기 위해 일부러 몸을 낮추고 어리석은 사람으로 보이도록 해 경계심을 풀게 만든 계책이다.

중국은 덩샤오핑 주석 정권 당시인 1989년에 일어난 천안문 사건을 계기로 '도광양회'를 외교 정책의 뼈대로 삼았다.

신문은 중국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앞으로도 일당 지배 체제를 유지해 나아가기 위한 중국 공산당의 수순으로 해석했다.

중국의 반체제 인사인 류샤오보가 노벨상을 받은 것과 관련해, 중국은 “노벨평화상에 대한 모독”이라며 언론은 물론 인터넷 검색에서까지 철저하게 해외의 접근을 차단시켰다.

일당 지배 체재를 유지하는데 절대 조건인 사회 안정에 인권문제가 걸림돌이 될 것을 우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사회 안정의 전제조건인 경제에 위험성이 잠복해있다는 점이다.

지난 주말 열린 7개국(G7) 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는 중국의 위안화 문제를 의식해 “환율의 유연성을 높이는 개혁”을 촉구하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에 대해 원자바오 총리는 “위안화 가치가 급격히 상승하면 공장들이 대량으로 파산해 사회 불안을 초래한다”며 “이것은 세계에도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고 맞대응했다.

수출에 힘입어 세계의 공장으로 도약한 중국 입장에서 이 같은 반응은 당연하며, 미국과 유럽 일본 역시 이 사실은 부정하지 않고 있다.

정체된 자국 경제에 중국의 성장이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며, 위안화 절상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지만 지나치면 부의 격차가 사회 불안을 야기시켜 중국은 물론 세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신문은 영유권 문제와 자원 문제, 환경 문제에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세계적인 차원의 공조가 필요하다며 경각심을 일깨웠다.

현재 중국에서는 군 관계자가 지은 ‘중국의 꿈(中国夢)’이라는 책이 장안의 화제다. ‘21세기는 중국과 미국이 서로 경쟁하는 시대다’라는 것을 다룬 내용으로 중국의 국력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했다는 평가다.

중국은 리먼 브러더스발 세계적 불황을 가장 먼저 타개했다. 덕분에 경제와 안전보장 면에서 세계 강대국들과의 격차를 단숨에 좁힐 수 있었던 것. 이 과정에서 중국의 알력이 커졌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신문은 ‘돌돌핍인’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중국에 대한 대응책으로 ‘전략적 파트너십’ ‘전략적 호혜’ 등의 관계만으로는 부족하다면서 중국과의 조화를 우선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국제 사회가 한 목소리로 중국에 위안화 절상을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반체제 인사인 류샤오보에게 노벨평화상을 안겨준 것이 잠자는 용을 깨운 셈이라는 것.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거듭나고 있는 중국에 대한 적절한 투자가 성공하려면 틀어진 중국과의 관계 재구축이 가장 시급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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