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50조 시장으로 '무한성장'

입력 2010-10-11 11:09 수정 2010-10-1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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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시장 선점 쟁탈전

내년 새로운 먹거리가 될 퇴직연금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금융회사들의 쟁탈전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2020년 150조원대로 예상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데다 자산관리 시장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는 퇴직연금 공략이 필수라는 판단에서 증권, 보험, 은행권은 한치의 물러섬 없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미 퇴직연금에서 자리를 잡은 보험권과 전국망을 이용해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늘린 은행권,이들보다 상대적으로 늦게 출발한 증권사들은 인력을 확충하고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 2011년 시장 확대 본격화 = 2010년 하반기에는 대기업 계열사 및 공기업의 제도 도입이 예정돼 있다. 때문에 퇴직연금 시장은 금융사간의 유치 경쟁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퇴직연금 세제개편안 역시 퇴직연금 시장의 확대에 기여할 전망이다. 퇴직연금 세제개편안은 연금불입액에 대한 소득공제를 3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확대하는 동시에 퇴직 일시금에 대한 퇴직소득공제는 45%에서 40%로 축소하는 방안이다.

◇ 2020년 150조 시장 성장 전망 = 퇴직연금은 도입 첫해인 2005년 말 163억원이던 적립금은 2007년 말 2조7550억원, 2009년 말 14조248억원에 이어 지난 6월말 18조원을 넘어섰다. 기존 퇴직금 제도에서 기업이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 퇴직금을 사외에 적립하던 퇴직보험과 퇴직신탁이 올해 말 폐지된다.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에 따르면 퇴직연금 적립금은 2009년 11조9000억원, 2015년 77조9000억원, 2020년에는 149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 10년 동안 지금보다 10배 이상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자동차와 포스코, 한국전력, KT 등을 비롯해 도입을 미뤄왔던 기업들이 퇴직연금 시장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제도유형 비율은 현재와 마찬가지로 확정기여형(DB)의 비중이 가장 높게 유지되나 시간이 갈수록 개인퇴직연금형(IRP)의 비중이 급속히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개인퇴직연금형의 활성화, 확정기여형 사외적립비율 상향조정, 퇴직부터 중간정산 요건 강화 등의 세 가지 정책이 모두 최대의 효과를 발휘할 경우 2020년 퇴직연금 적립금은 206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단 세 정책 모두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면 절반 수준인 100조8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퇴직연금 가입자 수도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는 향후 우리나라 퇴직연금 가입자 수가 2009년 233만4000명에서 2015년 385만4000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2020년에는 470만6000명으로 증가, 이중 근로자는 411만2000명인 87.4%, 자영업자는 59만4000명인 12.6%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때 근로자 퇴직연금 가입률은 49%로 예상되며 이는 5인 이상 사업장 상용근로자의 절반이 퇴직연금에 가입할 것을 의미한다.

◇ 각 업권별 차별화 전략 = 일반적으로 은행·보험권은 확정급여형(DB형), 증권사는 확정기여형(DC형)으로 차별화된다.은행은 예·적금 상품비중이 90%에 육박하는 등 다른 금융권에 비해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보험, 증권에 비해 금리 경쟁력은 낮지만 브랜드 가치나 편리성 등에 있어서 경쟁사들보다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 특히 전국적으로 깔려 있는 많은 점포들은 보험과 증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퇴직연금 업무처리할 때 편리함을 주고 있다.

최근 잇따른 고금리 경쟁으로 금리 상한선이 5%대로 설정되자 은행권은 재빨리 비금리 부문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활로를 모색했다. 퇴직연금 가입자를 대상으로 VIP 수준의 대출금리나 수수료를 우대하는가 하면 실적배당 상품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반해 퇴직연금의 원조인 보험권은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와 안전성으로 시장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보험사들은 지난 1977년 퇴직연금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종업원퇴직보험 등이 도입될 때부터 압도적인 두각을 나타냈다.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된 뒤 막강한 전국 네트워크를 내세운 은행에 밀리는 추세지만 옳 1월말 기준 시장점유율을 78%를 기록해 우위를 보여줬던 만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보험권의 퇴직연금의 경우 손해보험보다 생명보험에 집중도가 크다. 이에 생보사는 보험 성격이 강한 퇴직연금 자체의 특성과 상품 자체의 경쟁력, 퇴직보험 상품 운용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특징을 가진 상품을 개발해 시장 선점에 재도전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인 증권사들은 운용실적이 탁월하고 자산관리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을 내세워 은행이나 보험과의 간격을 좁힐 계획이다.

실제 퇴직자가 연금운용에 책임을 지는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상품의 경우 증권사 평균 수익률이 13.29%를 기록해 은행권(7.36%)과 생명보험(8.15%) 회사를 압도하고 있다. 이에 증권사들은 채권과 주식을 섞은 채권혼합형 펀드 등 수익률을 높인 펀드상품으로 시장에서 차별성을 뒀다. 했다.

아울러 증권사의 해외 퇴직연금 펀드도 최근 관심을 끌고 있다. 올해 세제 혜택 폐지로 일반 해외 주식형 펀드는 배당소득세(15.4%)를 내야 하지만 퇴직 적립금 수익에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기 때문에 해외 퇴직연금 펀드 비과세는 계속 유지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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