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 산하 주요 공기업의 채권 발행액이 4년 새 3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국토부가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5년 12조원이던 국토부 산하 9개 공기업의 채권 발행액은 지난해 39조원으로 급증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조115억원에서 16조4378억원으로 무려 8배 이상으로 늘었고, 수자원공사는 1861억원에서 9094억원으로 589%,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200억원에서 5596억원으로 354%, 철도공사는 1조200억원에서 1조5800억원으로 255% 증가했다.
그럼에도 작년 기준 이들 기업의 재무 상황은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의 경우 도로공사 0.24%(1천원 투자 대비 연간 이익 2.4원), 수자원공사 0.79%, 부산항만공사 1.24%였다.
LH는 부채비율 525%, 철도공사는 영업적자 6861억원, 철도시설공단은 당기순손실 3515억원이며 컨테이너부두공단은 자본잠식 상황으로 나타났다.
전 의원은 "공기업 신용평가등급은 정부 재정지원 가능성이 고려돼 개별 재무상태와 무관하게 최고등급(AAA)을 받고 있고 채권 발행 과정에서 감시가 소홀하다는 점을 악용해 무분별하게 신규 사업을 벌이고 있다"며 "정부는 공기업에 대한 재무건전성 감시ㆍ감독 기능을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유선호 민주당 의원은 국토부 산하 LH와 수자원공사가 이명박 정부에서 공기업 부채 증가의 주범이라고 지목했다.
주요 20개 공기업의 부채가 2007년 141조6000억원에서 작년 214조5000억원으로 증가한데 이어 2012년 333조6000억원으로 2007년과 비교해 192조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LH(109조원)와 수자원공사(13조원)의 부채가 증가분의 63%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유 의원은 "현 정부에서 늘어난 공기업 부채의 3분의 2를 두 기업이 만든 것이고, 2012년 하루 이자비용(335억원)의 3분의 2도 두 곳이 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심재철 한나라당 의원도 `공기업 운영 문제점과 개선과제'라는 정책 자료집을 내고 공기업 부채 증가에 대한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