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용은(38.코오롱 한국오픈 우승), 양수진(19.넵스.하이마트 여자오픈 우승)들의 반란’에 노승열(19.타이틀리스트)과 이보미(22.하이마트)가 우승을 눈앞에 두고 고배를 마셔야 했다.
노와 이는 둘 다 역전패. 아마도 이번 두 대회를 지켜본 골프팬들은 ‘톱 스타들도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하는 구나’하고 느꼈을 것이다.
최종일 2위에 5타 앞섰던 노승열은 자멸하고 말았다. 드라이버는 OB(아웃 오브 바운스)를 여러 번 냈고, 아이언은 그린에 못 미쳤으며, 어프로치는 핀을 지나치기 일쑤였다. 한마디로 되는 게 없는 하루였다. 아마도 선수생활 중 가장 길고 지루한 시간이었으리라.
노승열은 어프로치와 퍼팅을 잘한다. 거리는 더 좋다. 300야드 이상 뻥뻥 쳐낸다. 러프가 발목을 덮는 우정힐스CC에서 무조건 거리를 내 공격적인 플레이를 했다. 이것이 화근이 된 것일까. 최악의 경기를 한 것이다.
대회에서 우승하려면 사실 내가 잘 쳐야 한다. 이것은 양용은의 마지막 날 경기 내용이다(최종일 이글1개, 버디5개, 보기3개로 5언더파 66타).
하지만 상대방이 실수를 해줘도 된다. 이는 노승열의 이야기다(최종일 버디2개, 보기6개, 더블보기 2개로 8오버파 79타).
결국 이번 한국오픈은 ‘누가 실수를 줄이느냐’하는 것을 증명하는 게임이었다.
14세 때 한국주니어골프대회와 한국아마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컵을 손에 쥔 노승열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했다면 ‘한국’자가 들어가는 3개 대회 싹쓸이와 한국오픈 최연소 우승이라는 기록을 남겼을 것. 아쉬움이 남는다.
양용은이 우승한 뒤 말했듯 ‘이번 역전패로 노승열이 상처받지 않기를’ 팬들은 바라고 있다.
한편 올해 US오픈, 브리티시오픈, PGA선수권에 출전했던 노승열은 12일 현재 평균 1.72점을 획득해 세계랭킹 86위에 올라 있다.
이보미도 마찬가지였다. 살짝 살짝 홀을 벗어나는 퍼팅으로 눈물을 흘려야 했다. 이보미는 드라이버도, 아이언도, 어프로치도 잘 됐다. 그런데 구멍이 심술을 부린 것이다. 물론 이것도 실력이다.
골프, 기량이 같으면 늘 순위안에 든다. 그런데 우승자는 운이 따라야 한다. 그게 골프다.golf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