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현대건설 인수 '승자의 저주'없어야

입력 2010-10-12 11:25 수정 2010-10-12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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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대 건설사인 현대건설 본입찰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현대·기아차그룹과 현대그룹이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기아차그룹과 현대그룹은 저마다 현대건설 인수에 대한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전세계에 깔린 8000여 곳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 현대건설을 세계적인 엔지니어링 기업으로 거듭나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그룹은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에 현대건설이 가세한다면 최대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속내는 다른 곳에 있는 듯 하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정의선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쉽게 하기 위해서, 현대그룹은 현대건설이 현대상선 지분 8.3%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경영권 방어차원에서 현대건설 인수에 나섰다는 것이 시장의 시각이다. 속내야 어찌됐건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현대家의 장자와 며느리 싸움은 공식화 됐고 본입찰은 이제 한달도 채 남지 않았다.

집안 싸움으로 점철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에 걸맞게 한치의 양보없는 자존심 싸움으로 전개되고 있는 대결구도로 현대건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시장에서 당초 생각했던 현대건설 인수가격은 3조원대. 자존심을 내건 현대·기아차그룹과 현대그룹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 지면서 인수 예상 가격은 4조원대로 훌쩍 뛰었다.

장자와 며느리의 싸움이 끝까지 전개될지 미지수다. 그러나 이제 인수가격 보다 누가 인수하느냐에 촛점이 맞춰져 버렸다.

인수 후 ‘승자의 저주’ 덫에 걸려 위기에 처한 기업을 수없이 많이 봐왔다. 현대건설이 국내 최대 건설사라는 사실은 두말하면 잔소리지만 이를 위해 자존심 싸움을 벌이는 것은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한다. 적정 가격을 무시한 채 인수경쟁만 벌이다가는 더 소중한 것을 잃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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