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자들이 미국 부동산 시장의 숨은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중국의 미국 부동산 투자는 표면적으로는 미약한 상태지만 실질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부동산 조사 전문업체 리얼 캐피털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미국 상업용 부동산 투자액은 8월 기준6260만달러(약 702억원)로 미국 부동산에 투자한 국가들 중 12위에 불과하다.
캐나다가 18억달러를 투자해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통계에 잡히는 것은 직접적인 부동산 거래뿐이기 때문에 부동산 펀드 등 간접투자를 감안하면 중국의 부동산 투자액은 훨씬 더 크다고 WSJ는 전했다.
예를 들어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는 적극적으로 미 부동산 펀드 매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CIC가 직접 부동산을 구매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중국 민간 투자자들도 빠른 경제발전과 자국의 부동산 열기 등으로 쌓은 자금을 미국 부동산 매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대부분 미국 기업을 통한 간접투자 형식이어서 통계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
중국에서 태어나 미국 시민권을 가진 데이비드 리우는 올해 4억8000만달러를 투입해 미국 임대 아파트 8000채를 구입했다.
데이비드 리우의 부동산 투자자금은 그가 중국에 설립한 부동산 투자기업으로부터 왔다. 그러나 리우의 부동산 투자는 통계에 나타나지 않는다. 그가 미국 부동산 투자를 미국에 따로 설립한 스탠더드포트폴리오라는 회사를 통해서 했기 때문.
많은 중국 부자들이 리우와 같은 방식으로 미국 부동산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미국 부동산 시장 침체 및 경기회복세 둔화로 가치에 비해 싼 매물이 많은 것이 중국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데이비드 리우는 최근 미 애리조나주 피닉스시에 있는 아파트 단지를 1300만달러의 현금과 1억2000만달러에 이르는 부채를 부담하는 조건으로 매입했다.
아파트 한 세대당 4만8000달러에 구입한 셈인데 지난 2007년 이 아파트 단지가 마지막으로 팔렸을 때 가격은 한 세대당 7만8000달러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