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20대 여성 소득, 처음으로 남성 제쳐

입력 2010-10-14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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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종사직' 뜨고 '제조업' 지고… 산업구조 전환점

일본의 ‘걸파워’가 소득에서도 선명하게 나타났다.

30세 미만 여성의 소득이 남성을 사상 처음으로 제친 것.

일본 총무성이 2009년도 전국 소비실태를 조사한 결과, 30세 미만 독신여성의 세후 실수령액, 가처분 소득은 21만8156엔(약 300만원)으로 같은 또래 남성(21만5515엔)보다 2600엔 많았다.

일본에서 남녀 소득이 역전된 것은 1969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총무성은 5년마다 전국 소비실태를 조사하고 있다.

지난해 30세 미만 여성의 소득은 직전 조사 때인 2004년 수준보다 11.4% 증가한 반면 남성은 7.0% 감소했다.

이처럼 남녀 소득 수준이 역전된 것은 일본의 산업구조가 과도기를 맞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분석했다.

남성 비율이 높은 제조업에선 고용이나 임금에 조정 압력이 거세지는 한편 여성 비율이 높은 의료ㆍ요양수발 등의 분야는 취업 기회와 급여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이것이 남녀 소득격차가 컸던 일본의 급여 체계에 전환점을 가져왔다고 신문은 전했다.

엔화 강세와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경제 성장에 따라 제조업계에서는 생산 거점을 해외로 옮기는 기업이 늘고 있다. 이 여파로 제조업계의 취업자 수는 2009년까지 5년간 77만명이 감소했다.

현재 제조업 근무 비율은 남성이 20% 이상, 여성은 10%다.

다이이치 생명경제연구소의 구마노 히데키 이코노미스트는 “보너스 삭감과 비정규직 증가로 제조업에서 일하는 남성들이 타격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본이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면서 여성 종사율이 높은 의료ㆍ요양수발 분야는 노동력 수요가 갈수록 늘고 있다.

신문에 따르면 의료 복지 분야에서는 2009년까지 5년간 취업자 수가 90만명이 증가했다. 이 영향으로 최근 여성 실업률이 남성보다 낮다.

산업구도의 변화는 남녀 명목 급여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국세청 조사에 따르면 20대 후반의 남녀 급여 차이는 2009년에 66만으로 2004년에 비해 17만엔이 낮아졌다. 후생노동성 조사에서는 대졸 남녀의 초임 격차도 5년간 계속 줄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남녀 소득 역전에 긍정적인 반응이다.

게이오 대학의 히구치 요시오 교수는 “정부나 기업이 결혼 후에도 여성이 일을 계속할 수 있는 환경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소득 수준이 높아져 여성의 근로 의욕이 높아지면 저출산ㆍ고령화로 감소하는 노동력을 상쇄해 소비 부진을 만회하는 효과를 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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