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엘리 기자의 게임비밀노트]이재현 CJ 회장의 게임 사랑

입력 2010-10-15 11:18 수정 2010-10-15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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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게임포털 넷마블을 서비스하는 CJ인터넷이 상암동 소재의 ‘CJ그룹 E&M(엔터테인먼트&미디어)센터’에서 상암동에 건설되는 새 둥지로 옮긴다는 소식이 들렸다.

지난해말 현재의 사옥으로 이전해 그룹 E&M 계열사인 CJ엔터테인먼트, CJ미디어, 엠넷미디어 등과 함께 상호 협업 등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됐던 터여서 사무실 이전 이유에 대한 게임업계의 관심이 크다.

CJ인터넷은 ‘서든어택’과 ‘마구마구’ 정도가 효자 노릇을 하고 있지만 그 외의 게임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또 게임의 부정적 인식과 맞물려 증권가 중심으로 제기돼 온 ‘피인수설’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최근 그 소문이 잠잠해지는가 싶더니 사무실 이전 소식에 혹 CJ인터넷이 CJ그룹의 ‘미운 오리새끼’가 아닌 지 의구심이 든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상무’다.

지난 7월 넷마블 창립 1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CJ인터넷 남궁훈 대표는 “CJ인터넷이 CJ그룹에 있어야 할 당위성이나 CJ그룹이 게임 사업을 하는 이유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자주 매각설에 휘말리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해명했다.

CJ가 문화 사업을 하는 이유는 앞으로 중국보다 앞설 수 있고 세계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미래성장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삼성 창업자 고 이병철 선대회장의 철학인 ‘사업보국(事業報國)’과도 맥을 같이 한다는 게 CJ 측 설명이다.

이같은 이유 외에 이병철 선대회장의 장손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대단한 ‘게임광’이라는 사실도 한몫한다. CJ 고위 관계자는 “실용적이면서도 소탈한 성격에 ‘젊은 감각’, ‘관행 파괴’ 등으로 유명한 이재현 회장이 게임을 좋아해 넷마블에서 서비스하는 게임에 직접 관여하는 일이 많다”고 전했다. 경쟁사 게임을 해보고 조언을 하기도 한다는 것.

CJ그룹은 올해 초 문화·서비스 분야에 총 5700억원의 투자계획을 밝혔다. 그 일환으로 CJ인터넷이 새 둥지를 틀 IT센터를 상암동 부지에 세우고 인프라를 확충하는데 그 IT센터가 ‘게임연구소’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만큼 이재현 회장의 게임에 대한 애착이 상당하다는 방증이다.

이재현 회장이 NHN 한게임의 창업 멤버였던 남궁훈 대표를 데려오면서 모든 걸 일임했다. 남궁훈 대표는 취임한 지 반년도 안돼 본부장 등 조직을 개편하고 해외 비즈니스 확대를 위한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995년 미국 드림웍스에 3억달러를 투자하고 15년간 막대한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영화 산업에 대한 투자를 멈추지 않았던 이 회장의 ‘뚝심’으로 봤을 때 지금 실적이 안좋다고 회사를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실제로 CJ인터넷은 소셜 게임에 100억원을 투자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위해 ‘30초’라는 TFT를 출범한 상태다. 조금씩 성장 모멘텀을 확보해 나가고 있는 CJ인터넷이 1~2년 후 ‘슈퍼스타’가 될 수 있을 지 게임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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