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양적완화를 기정사실화한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국채매입 규모를 결정하는데 신중을 기하고 있다.
버냉키 의장은 15일(현지시간) "경기부양을 위해 연준이 국채매입을 통해 시중에 자금을 조달할 필요성이 인정된다"면서도 "국채매입 시기와 규모에 대해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보스턴에서 열린 연준 주최의 한 콘퍼런스 연설을 통해 "높은 실업률과 낮은 물가상승률은 추가로 경기부양적인 통화정책을 시행하는 것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은 "실업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경기회복의 지속에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는 한편 낮은 물가상승률은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경기회복세가 예상과는 달리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언급해 추가 부양책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버냉키 의장은 다만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권자들이 앞으로 어느 정도로 공격적인 부양책을 동원해야 하는지를 놓고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의 국채매입에 따른 부작용에 대해서도 고려해야만 하기 때문에 국채매입을 통한 양적완화 조치의 규모와 속도 등을 적절히 판단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다음달 2∼3일 열리는 통화정책결정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국채매입을 통한 제2차 양적완화 조치를 발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준은 금융위기 발생 직후인 지난 2008년 12월 정책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춘 이후 양적완화 조치를 단행, 총 1조7000억달러(약 1890조원) 규모의 국채 및 채권 매입을 통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했다.
연준의 이번 추가 양적완화 규모는 5000억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