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호주 출신 수녀 첫 성인으로 시성

입력 2010-10-16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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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명의 호주인이 오는 17일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19세기에 사역했던 메리 맥킬롭 수녀(1842~1909)를 호주 출신 첫 성인으로 시성(諡聖)하는 장면을 지켜보기 위해 로마로 향하고 있다고 이탈리아 뉴스통신 안사(ANSA)가 16일 보도했다.

이미 시드니와 멜버른을 비롯해 맥킬롭 수녀가 활동했던 호주의 여러 지역에서 이번 주에 기념행사가 열렸고, 조지 펠 시드니 대주교는 로마로 출발하기에 앞서 '세인트 메리'에 헌정된 시드니의 성당에서 동상 제막식을 가졌다.

또 케빈 러드 호주 외교통상부 장관은 야당인 보수당의 줄리 비숍 부대표와 함께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에서 약 8천 명이 모인 가운데 열릴 시성식에 참석한다.

새로 선출된 줄리아 길러드 호주연방 총리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타인의 믿음을 존중하는 나리인 호주에 사는 모든 호주 국민에게 기념할 만한 날"이라며 "메리 맥킬롭 수녀는 호주인의 핵심 가치와 최고의 정신을 구현한 선구자였다"고 말했다.

호주의 오지(Outback)에 학교와 고아원, 병원 등을 세우는 데 일생을 바쳤던 맥킬롭 수녀는 이번 일요일에 바티칸에서 열리는 시성식을 통해 다른 5명과 함께 성인의 반열에 오른다.

맥킬롭 수녀는 지난 1995년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전임자인 요한 바오로 2세가 호주를 방문했을 때 시성의 전단계인 시복(諡福)을 받았다.

요한 바오로 2세는 맥킬롭 수녀가 처음 암 투병을 할 때 완치됐던 기적을 경험한 사실을 인정해 시복했고, 베네딕토 16세는 두번째 말기암이 완치됐던 기적을 인정했다.

시복을 하려면 한 번의 기적이, 시성을 하려면 두 번의 기적이 필요하다.

호주의 첫 종교단체인 성 요셉 수녀회를 만든 맥킬롭 수녀는 일생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헌신했고, 때때로 교회의 권위에 맞서며 강한 의지를 보인 인물로 기록돼 있다.

맥킬롭 수녀는 1869년 한 사제의 성추행 사건 처리 과정에서 주교의 결정에 불복하도록 성 요셉 수녀회 소속 수녀들을 선동했다는 이유로 파문되기도 했지만, 이후 교회는 파문을 철회했다.

현재 성 요셉 수녀회 소속 수녀 약 850명이 7개 나라에서 활동 중이다.

17일 성인의 반열에 오르는 나머지 5명은 19세기에 이탈리아 나폴리 지역에서 수녀회를 창설한 줄리아 살차노 수녀와 15세기 이탈리아 마르케주 출신 카밀라 바타스타 다 바라노 수녀, 15세기 폴란드 사제 스타니슬라브 솔티스, 19세기 캐나다 종교지도자 안드레 바세테, 19세기 스페인의 종교단체 창설자 칸디다 마리아 드 제수스 시피트레이 바리올라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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