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보다 재미난 일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벌어졌다. 우승다툼을 벌이던 3명이 모두 이글을 기록했으나 승자는 따로 있었다.
주인공은 8년만에 우승컵을 손에 쥔 로코 미디에이트(49.미국)였다.
'홀인원(1R)-이글(2R)-이글(3R)-이글(최종일)'
베테랑 로코 미디에이트가 이번 대회에서 노획한 골프기록이다.
2008년 US오픈에서 타이거 우즈(미국)와 연장 명승부를 벌인 끝에 아쉽게 패했던 로코 미디에이트 1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 마르틴의 코드벌GC(파71.7,368야드)에서 끝난 프라이스닷컴 오픈(총상금 500만달러) 최종일 경기에서 2타를 잃고도 2위에 1타차로 힘겹게 이겼다. 4라운드 합계 15언더파 269타(64-65-67-73)
이날 미디에이트는 12번홀까지 무려 5개의 보기를 범하며 보 반 펠트(미국)와 알렉스 플러그(미국)에 공동 선두를 허용하는 위기를 맞았으나 노련미를 앞세워 16번홀 버디에 이어 17번홀(파4)에서 '천금같은 이글'을 잡아내 우승쐐기를 박았다.
미디에이트는 2008년 6월 US오픈에서 2위를 차지한 이후 54개 대회에 출전했지만 지난해 8월 리노 타호오픈에서 공동 9위에 올랐던 것을 제외하고는 한 번도 '톱10'에 들지 못했다.
마지막 우승이 2002년 4월 그레이터 그린스보로 크라이슬러 클래식이었던 미디에이트는 8년 만에 개인 통산 6승째다.
미디에이트는 지난주까지 23만8천67타달러를 벌어들여 상금랭킹 182위에 그쳐 내년 시드가 불투명했으나 이번 우승으로 90만달러를 보태 무려 110계단 이상 뛰며 113만8천67달러로 72위에 랭크돼 내년 시드걱정에서 한시름 놨다.
미디에이트는 이번 대회에서 재미난 기록을 세웠다. 첫날 3번 홀(파3) 홀인원에 이어 2라운드 4번 홀(파4)과 3라운드 15번 홀(파5), 최종일 17번홀(파4)에서 이글을 잡아내는 행운아가 됐다. 17번홀 세컨드 샷에서 핀과 116야드 남은 거리를 피칭웨지를 잡고 샷한 것이 홀로 빨려 들어간 것이다.
막판뒤집기에 나선 보 반 펠트는 초반에 이글을 기록했으나 마지막홀에서 보기를 범해 연장기회를 놓쳤고 알렉스 플러그는 17번홀 이글에 이어 18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했으나 역시 1타가 아쉬운 채 마감했다.
찰리 위(위창수.38.테일러메이드)는 이날 부진을 면치못하고 77타를 쳐 합계 284타로 공동 52위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