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택 서민들이 좌불안석이다. 집값은 내려가고 있지만 정작 서민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전세는 가격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오르는 전셋값에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밀려나는 세입자들이 부지기수. 과연 앞으로의 전세시장은 어떻게 움직일까. 정부는 이달 내 전세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보는 반면 전문가들은 전세난이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상반된 견해에 서민들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먼저 박원갑 스피드뱅크 소장은 앞으로 2~3년간은 전세난이 계속될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소장은 “지금 부동산 경기의 가장 큰 문제는 소형주택의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9월까지 서울 아파트 가격이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고 지방의 경우는 공급이 크게 줄고, 소형 아파트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최근 아파트 전세 가격 상승에 대해 “전세난은 앞으로 2~3년 정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며 앞으로 전세상황에 대해 전망했다. 이어 그는 “매매는 시세 차익 등으로 수익을 얻는 구조로 미래의 수급을 반영하지만 전세는 시세차익이나 자본이득에 대한 기대가 없고 오로지 수요 공급에 의해서 가격이 결정되는 구조라 현재 수급만 반영된다”며 “지금 전세시장의 핵심적인 문제는 소형주택이 부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소장은 “전세난은 주기적으로 반복되기 마련이다. 공급이 많아지면 전셋값은 폭락하고, 공급이 부족하면 폭등하는 것은 당연하다. 지금 소형이 공급되어야 전세 시장이 안정될 수 있는데 건설회사들은 지금껏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소형 아파트를 짓지 않아 현재수급 불안이 심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국토해양부는 전세시장의 정상화 과정이라는 시각이다. 특히 최근 전세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은 신혼부부 등 신규수요와 학군 등 이사철 실수요가 겹친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대책을 내놓은 것은 오히려 시장에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는 판단이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비교적 (전세가격이)낮았던 지역에서 값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 가격이 비싸지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라며 “전세가격이 정상 가격으로 회복되는 것이 옳다고 보고 있다”고 최근 전세시장에 대한 시각을 전했다. 또한 “이미 도시형생활주택 확대, 재개발재건축 사업 시기분산 유도, 전세자금 지원 등 전세관련 대책을 쓰고 있다”며 “정책을 추가하기 보다는 현재 쓰고 있는 정책의 효과가 더 확실하게 나타나도록 시장을 더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