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ㆍ소니ㆍLG 등 스마트TV 진출 앞다퉈
스마트폰 차별화 가족용 앱개발이 난제
콘텐츠 개발에 앞서 프로그램 참여 개발도 고려돼야
지난 15일 동시간대 지상파 방송을 능가하는 16.1%의 시청률을 기록한 슈퍼스타K2의 열풍이 거세다. 밤이 깊은 시간임에도 온 가족을 TV 앞으로 불러들인다. 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앱(애플리케이션), 웹, 문자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참여하며 프로그램을 즐긴다.
바로‘보는 TV에서 즐기는 TV’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겪는 것이다. 즐기는 TV는 삼성전자가 스마트TV의 진가를 설명하기 위해 내거는 구호다. 슈퍼스타K2를 통해 스마트TV의 성공을 점쳐 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앞 다퉈 업체들이 뛰어들고 있는 것과 달리 스마트TV 시장은 본격 개화하지 않고 있다. 아직까지 삼성전자 만이 판매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아직 스마트TV 시장이 성숙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소프트웨어인 애플리케이션의 부족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현재 삼성앱스에 등록된 애플리케이션은 모두 120여개에 불과하다. 애플의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장터인 앱스토어에 25만여개의 애플리케이션이 있는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스마트TV용 애플리케이션이 급격히 증가하지 않고 있는 데는 과연 무엇이 TV용 애플리케이션이냐는 고민이 깔려 있다. 스마트폰처럼 휴대하지 못한 채 거실에 앉아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는 무엇이겠냐는 것이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전무는“TV용 애플리케이션은 스마트폰과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보고 감상하는 VOD 서비스가 가장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TV용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해 미국의 블록버스터, 넷플릭, 영국의 러브 필름 등과 제휴를 맺었다.
하지만 단순히 보는 것 만으로는 스마트TV의 장점을 살리기 부족하다. 다양한 영화, 드라마 등을 늘어놓는 것은 기존의 인터넷(IP) TV와 차이가 없다.
당초 삼성전자는 스마트TV를 출시하며“소비자들이 수동적 시청에서 벗어나 적극적 콘텐츠를 선택하는 것에 착안했다”고 설명했다. 보면서 참여하고 즐기는 콘텐츠가 필요한 것이다.
만일 이러한 과정이 스마트TV를 통해 이뤄졌다면? TV를 보면서 한 쪽에 조그맣게 띄운 창을 통해 실시간 투표를 한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참가자의 곡을 골라줌과 함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평가도 한마디 곁들인다. 서로 좋아하는 후보에게 문자 투표를 보내며 옥신각신한 가족은 스마트TV를 함께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스마트TV가 TV 본연의 임무인 시청의 즐거움을 더욱 극대화 시킨다.
현재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SNS는 스마트TV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소니가 12일 공개한 스마트TV는 방송을 시청하면서 별도의 작은 창을 통해 웹 서핑을 즐길 수 있는 ‘듀얼뷰(Dual View)’가 가능하다.
소니의 스마트TV는 별도의 기기 없이 TV만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기능도 갖췄다. 소니의 홈 디비전 마이크 어베리(Mike Abary) 수석 부사장은“소니 인터넷 TV는 TV의 대형 스크린이 주는 임팩트와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게임도 온 가족이 함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스마트TV의 대중화를 이끌 킬링콘텐츠가 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인 포레스터리서치는“소니의 신제품이 기술적인 면에서는 우수하지만 소비자들에게 ‘머스트 해브 아이템(필수용품)’이 될지는 모르겠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TV용 애플리케이션 콘테스트인 ‘삼성 앱스 콘테스트’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7월 국내에서 개최한 데 이어 미국, 유럽 등 개최지를 전세계로 확대할 예정이다. 구본준 체제로 바뀐 LG전자도 최근 소프트웨어센터 설립을 추진하며 하드웨어를 뒷받침할 역량 강화를 꾀하고 있다. 양사 모두 방점은 애플리케이션에 찍혀 있다.
참여를 통해 슈퍼스타K2는 지상파를 능가하는 성공을 거뒀다. 스마트TV가 날개를 달기 위해 어떤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야 하는냐를 고민하기 보다 프로그램을 어떻게 재미있게 보게 만들 수 있을까 라는 또 한 번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