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 밀린 세입자들...강서ㆍ송파ㆍ성동으로 발길 돌려

입력 2010-10-22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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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2억원 이상 저렴...전세가 상승률도 크게 웃돌아

강남권(강남ㆍ서초구)에 입성하지 못한 전세수요자들이 강서ㆍ송파ㆍ성동구 등 강남 인근지역으로 몰려들고 있다.

출퇴근이 용이함에도 강남권에 비해 전세값이 최대 2억원까지 저렴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강서ㆍ송파ㆍ성동구 지역의 전세가 상승률은 서울시 평균 상승률은 물론, 최근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강남권의 상승률마저 크게 웃돌고 있다.

2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추석이후 강남구의 평균 전세가 상승률은 1.45%. 그러나 같은 기간 강서구의 평균 상승률은 1.89%에 달했다. 이는 서울시 25개 구 가운데 용산구에 이어 2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보인 것. 이는 강남권에 출퇴근 하는 전세 수요자들이 강남보다 저렴한 인근 지역으로 전세를 갈아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9호선을 이용해 여의도, 강남 등으로 출퇴근 하는 싱글 직장인 수요가 강서구로 유입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부동산114 이다혜 연구원)의 분석이다.

강남권 전세 대체 수요지로 알려진 송파구와 성동구도 사정이 비슷하다. 같은 기간 전세값 상승률이 각각 1.76%, 1.67%로 역시 강남보다 높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강남의 높은 전세가격을 견디지 못한 세입자들이 전세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주변지역으로 밀려나고 있는 셈이다. 송파구의 경우 면적 상관 없이 전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주거ㆍ교통여건이 좋고 강남권인 서초, 강남에 비해 이 지역의 전세가격이 저렴해 전세수요가 꾸준한 데 따른 것이다. 성동구 역시 전통적으로 강남권 수요의 대체지역으로 인식되고 있어 최근의 전세가 급등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강남권과 강서구 등 대체지의 전세가격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실속형 전세수요자들이 강남권을 고집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가 되는 것.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2006년 입주한 강남구 역삼동 역삼푸르지오의 79㎡ 전세가격(상한가)은 3억7000만원. 하지만 같은 평형대의 강서구 화곡동 우장산 아이파크ㆍe편한세상의 경우 전세를 2억2000만원이면 구할 수 있다. 성동구 금호동4가 서울숲푸르지오도 78㎡이 2억40000만원에 전세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강남권의 전세시세가 중소형 전세시세가 3억원대를 보이는 것과는 크게 차이가 있는 것이다.

강남권 대표단지라고 할 수 있는 서초구 반포자이나 래미안퍼스티지와 견주면 차이가 더 벌어진다. 실제로 반포 래미안퍼스티지의 87㎡ 전세값은 5억7000만원(상한가)에 달한다. 인근의 반포자이도 비슷한 평형대에 4억7000만원을 집주인에 줘야 전세계약을 할 수 있다. 강남권의 랜드마크 아파트인 만큼 서울시내 최고가 전세가격을 보이고 있는 것.

이다혜 부동산114 연구원은 "강남에서 밀려난 전세수요자들이 성동, 송파, 강서구 등지로 확산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서울지역의 세입자들은 수도권을 밀려나고 있다"며 "전세 가수요까지 붙고 있어 전세가 강세가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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