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ANZ 면담 '거절'... 외환銀 M&A 난기류

입력 2010-10-22 17:32 수정 2010-10-2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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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과정서 오해받을 수 있다" ... 리처드 웨커 의장 돌연 사임

외환은행 M&A 작업에서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호주뉴질랜드(ANZ)은행과의 만남을 번번히 물리는 상황에서 리처드 웨커 외환은행 이사회 의장도 갑작스럽게 사임을 표명해 론스타와 ANZ은행의 합의가 진전을 보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2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ANZ은행은 오는 24일 기획재정부가 주최하는 '한국-호주 경제인 대화'에서 금융당국과 면담을 요청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애매한 시기에 오해를 낳을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요청을 거절했다.

앞서 ANZ은행은 JP모건과 골드만삭스 등 인수주관사와 법률 자문사 김앤장 등을 통해 금융당국에 방문할 것을 몇 차례 요청했지만 그때마다 금융당국은 '묵묵부답'이었다. 이번에도 포럼을 계기로 금융당국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이번에도 금융당국의 답은 '노(No)'였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ANZ은행의 방문을 거절했다기 보다는 금융당국의 입장을 밝힌 것"이라며 "M&A 작업이 한창 진행되는 상황에서 ANZ은행과 만난다는 것은 또 다른 오해를 낳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금융당국은 외환은행 M&A를 시장에 원천적으로 맡긴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며 "ANZ은행이 대주주 심사를 받는 과정이라면 금융당국으로서도 접촉이 불가피하지만 현재 어떠한 일정도 확정된 것은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외환은행 M&A를 시장에 원천적으로 맡긴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 금융당국이 ANZ은행의 요청을 받아들인다면 시장에서 ANZ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해도 좋다는 의미로 오해할 소지가 있다는 말이다.

아울로 리처드 웨커 외환은행 이사회 의장은 이날 의장직에서 사임의사를 표명했다. 웨커 의장은 지난 3월 의장직 임기가 만료됐지만 대주주인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지난 2월 외환은행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밝히자 이를 지원하기 위해 의장직을 계속 수행해왔다.

금융권에서는 웨커 의장 사임이유를 두고 개인 신상보다는 외환은행 매각작업과 더 큰 연관이 있을 것으로 풀이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ANZ은행과 매각협상을 주도해 온 웨커 의장이 일산상의 이유로 사임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ANZ와의 협상이 타결 또는 결렬 단계로 들어간 것으로도 볼 수 있지만 정확히 단정지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ANZ은행이 론스타와 외환은행의 가격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며 "웨커 의장의 사임은 양측의 협상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방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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