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차세대 뉴리더] 인맥 넓히고 '첨단' 열공

입력 2010-10-25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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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인프라+능력' 미래자산 평가

▲한국경제를 이끌 차세대 뉴리더 1위에 선정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이 지난 6월1일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2010 호암상' 시상식 참석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 임영무 기자)
한국경제를 이끌어 갈 차세대 핵심 뉴리더에는 세간의 예상대로 이재용(42) 삼성전자 부사장이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 재계 총수 2~4세 중 비교적 직급이 낮은 편이지만, 이 부사장이 차세대 뉴리더로 선정된 것은 삼성그룹이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 순위 1위를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 한 삼성그룹과 아버지 이건희 회장이라는 후광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 부사장의 개인적인 역량과 발전가능성도 그가 한국경제를 이끌어 나갈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 중요한 이유가 됐다.

최근에는 여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전무와 이서현 제일모직 전무와 함께 삼성 후계구도가 ‘3각 체제’로 변화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예상도 있지만, 차기 삼성을 이끌어 갈 1순위라는 점에는 이의가 없다.

삼성그룹의 회장이라는 자리는 30만명에 육박하는 ‘삼성맨’을 이끄는 리더일 뿐만 아니라 한국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자리이기도 하다.

‘재계의 대통령’으로까지 평가되는 삼성그룹 회장을 넘어 한국경제 발전을 이끌 수 있는 ‘재계의 뉴리더’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지에 대해 한국사회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이다.

◇ 오너 일가로 ‘후방지원’

이재용 부사장은 아직까지는 경영전면에 나서기보다는 그의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경영지원을 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최근 “삼성전자의 기술력과 인지도 만으로도 사업이 성사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 부사장의 인맥을 통해 계약이 성사되는 경우도 상당수 있어 많은 의지가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삼성 입사 후 이 부사장은 경영지원업무를 담당하면서 그룹 경영 전반에 대한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 최도석 삼성카드 부회장, 최주현 삼성에버랜드 사장 등 소위 ‘3최’로 불리는 그의 경영 멘토들이 이 부사장의 경영수업을 위해 많은 지원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사장 스스로 COO(최고운영책임자)라는 직위에 걸맞게 글로벌 고객이 삼성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같은 그의 노력에는 화려한 해외인맥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이멜트 GE 회장, 니시무로 다이조 도시바 회장, 주룽지 전 중국 총리,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 등 해외 유명 인사들과 교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설문조사에서도 이 부사장을 재계의 뉴리더로 꼽은 이유 중의 하나로 ‘개인의 인적 인프라 및 능력’이 거론돼 그의 화려한 인맥이 훗날 큰 자산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친절하고 사교적인 재용씨”

지난 2007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 2007' 개막을 하루 앞서 진행된 삼성전자 최지성 대표(당시 디지털미디어사업부문 사장)의 기자간담회에 깜짝 손님이 등장했다.

삼성의 유력한 후계자인 이재용 부사장(당시 상무)이 최 사장의 소개로 기자들에게 새해 인사를 하기 위해 나타난 것.

이 부사장은 3분여동안 기자들과 명함을 주고받은 뒤 자신의 커리어 개발에 더욱 열심히 하겠다는 인사말을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당시 언론들은 이 부사장이 10여분의 짧은 시간동안 기자간담회에 등장한 것에 대해 ‘경영전면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추측과 함께 중요한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이 부사장은 아직까지 경영 전면에 나서서 대내외를 챙기기보다는 오너 일가로써 드러내지 않고 경영 배후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이 부사장은 기술개발부터 마케팅에 이르는 경영전반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아직은 부친이 현직 회장으로 계시는 등 경영전면에 나서기보다는 후방에서 지원을 해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수년간 CES 등 각종 정보기술(IT) 관련 전시회를 꼬박꼬박 참관하며 첨단기술 트렌드를 익히고 있다. 삼성전자 내 핵심기술 개발 브레인 모임인 첨단기술연구회도 이끌며 미래 기술 트렌드를 배우고 있으며 해외 법인들을 둘러보는 시간을 중요한 일정으로 챙겨둔다.

특히 삼성특검 이후에는 브릭스(BRICs)를 포함한 신흥시장 개척을 위해 해외출장 횟수를 늘리면서 그의 경영멘토로 알려진 최지성 삼성전자 대표로부터 경영에 필요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사장은 일과 이후에는 술을 잘 마시는 편으로 알려져 있다. 직원들과 저녁식사를 할 때에는 직접 폭탄주를 제조하는 등 주량도 부친인 이건희 회장이나 조부인 고 이병철 회장에 비해 센 편이라는 것.

직원들과도 잘 어울리면서도 오너 일가나 직장상사로서의 권위의식보다는 예의바르고 겸손하게 주위사람들을 대하는 편이라는 게 삼성전자 내부의 평이다.

실제로 회사 중역들과 부하직원들에게도 말을 높이고 비서진이 수행하는 것도 꺼리는 등 자신을 낮추면서 사람들을 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그의 몸에 배인 겸손은 과거 유학시절부터 이어진 것이다. 이 부사장은 하버드대에서 유학하던 시절 통학거리를 줄이기 위해 기숙사 생활까지 하며 공부한 학생으로 평이 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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