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찬의 그린인사이드] 노장 박노석의 소리없는 눈물

입력 2010-10-25 12:55 수정 2010-10-25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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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소리없이 눈을 흘렸다. 그만큼 기쁘기도 하고 마음고생이 심했던 것일까. 중견 프로골퍼 박노석(43.타이틀리스트). 24일 이븐데일GC에서 끝난 먼싱웨어챔피언십에서 강경남(27.삼화저축은행)에 져 비록 2웨에 그쳤지만 그는 ‘아름다운 조연’이었다.

그는 준우승을 하면서 마음을 한시름 놓았다. 오는 12월 내년도 시드전에 나가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프로 가장 무서운 것은 예선탈락이다. 자비를 들여 출전한 대회에서 컷오프를 당하면 손에 쥐는 것 없이 빚만 돌아온다. 그다음은 시드전. 다음해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시드전은 마치 사법고시와 같다. 아무리 잘 쳐도 일정 순위내에 들지 않으면 1년을 쉬어야 한다.

박노석은 이번 대회에서 모든 것을 털어 냈다. 이 대회전까지 상금랭킹 87위. 그런데 5천만원을 보태 상금 6천154만원을 벌어들여 랭킹 34위에 올라 풀시드를 획득했다.

‘시골 촌놈’이었던 그가 골프에 입문한 것은 19살 때. 빈농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87년 우연히 캐디를 하던 이모곁에서 클럽을 잡아본 것이 골프와 연을 맺게 된 계기가 됐다. 165cm 작은 키에 힘겨운 사투를 벌이며 기량을 닦았다. 93년 프로에 입문했고 4년 뒤 SK텔레콤오픈에서 초대 챔피언을 차지했다. 그리고 5승을 추가했다. 이런 박노석도 한 해 동안 컷오프만 당해 무일푼으로 시드전을 치르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한동안 우승이 없자 우승을 바라던 한 팬 때문에 눈물을 쏟은 박노석. 박노석은 투어에서우승하는 순간 대회 때마다 갤러리로 나선 그 팬을 바라보자 먼저 울어버렸던 것이다. ‘영건스타’에 가려 그를 기억하는 팬들은 많지 않지만 ‘박사모’도 있다. ‘박노석이 불쌍해서 모인 사람들’이란다. 인정미가 넘치는 모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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