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춘섭 KJ골프 회장...토종 브랜드로 세계진출한다
국내 최고의 골프마케터를 꼽으라면? 골프계는 누구나 할 것 없이 KJ골프 장춘섭 회장을 꼽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무명의 브랜드 그루브 퍼터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워냈기 때문이다. 물론 이 퍼터는 본래 미국 퍼터 브랜드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토종 브랜드로 바뀌었다. 2004년 미국에서 들여와 대박을 터트린 것은 장 회장만의 ‘아주 특별한 마케팅 덕’이다.
물론 이 퍼터는 페이스가 그루브(Groove)라는 특장점을 지녔다. 보다 정확하고 방향성이 뛰어나게끔 해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런데 국내외 선수들이 많이 사용해도 이 브랜드가 쉽게 알려지지 않았다.
힌트는 바로 TV였다. 우승한 뒤 퍼터를 치켜들어도 누구도 그 퍼터의 브랜드를 알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것이 바로 장회장에게 멋진 아이디어 던져 줬다. 그립을 보다 색다르게 하자는 것. 누구도 생각못한 ‘컬러 마케팅’을 도입한 것이다. 이전까지 그립은 모두 검은색 일색이었다.
장회장은 “머리가 순간 확 깨는 것처럼 느꼈습니다. 그립에 컬러를 입히자는 것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우선 눈에 띄는 노란색으로 퍼터그립을 바꿨다. 이것이 잘 맞아 떨어졌다. 때 맞춰 이 퍼터를 쓰던 국내외 선수들이 줄줄이 우승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선수들은 대부분 그린에서 우승과 동시에 퍼터를 하늘로 치켜 들었고 노란색은 전세계 골퍼들의 마음속에 깊게 자리잡게 됐다. 실로 폭풍같은 흥행이었다. 불과 5년 만에 50만개 이상 팔려나가는 ‘베스트셀러’이자‘스테디 셀러’가 된 것이다.
그런데 재미난 사실은 이 퍼터는 미국보다 한국에서 디자인과 마케팅을 주도했다는 점이다.
특히 올해는 페덱스컵 최종전 우승자 짐 퓨릭(미국)도 골프시장에서 한몫했다. 중고숍에서 구입한 퍼터로 우승했는데 절묘하게도 이것이 예스 퍼터였다.
KJ는 이 그루브 퍼터와 함께 유럽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그루브 R 퍼터를 출시해 대박을 터트리고 있다.
서희경과 안선주, 신지애가 그루브 퍼터를 사용하면서 골프마니아들에게 알려졌고 최근에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도 그루브 퍼터로 줄줄이 우승하면서 더욱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것이다.
골프장 회원권과 컨설팅, 골프전문지 대표이사 등을 지낸 장 회장은 ‘발품 경영인’으로도 유명하다. 또한 마케팅에 필요하다면 선수지원은 물론 대회에도 아낌없이 제품을 지원한다.
그는 퍼터의 명성을 바탕으로 토털 골프 브랜드로써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사실 2008년 예스 드라이버는 국내 사용율 1위로 우수성을 입증했고 여자프로들의 장타용 드라이버로 명성이 높았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KJ59 드라이버는 꿈의 스코어 '59타'를 치기위한 드라이버 브랜드다.
장춘섭 회장은 “한국 브랜드라는 장벽을 넘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유럽, 미국에서 반드시 우리 브랜드로 승부를 걸고 싶다”면서 “KJ골프는 품질로 승부해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KJ골프는 장춘섭 회장이 한국(KOREA)과 일본(JAPAN)의 영문 첫 글자를 따서 2005년에 만든 골프전문회사. 이에따라 2011년부터 한국의 자본과 일본의 기술력이 합쳐진 KJ골프는 본격적인 글로벌 마케팅을 전개한다. 전세계 시장을 겨냥해 드라이버부터 캐디백에 이르기까지 보다 새로운 디자인과 럭셔리한 제품을 생산, 수출 및 내수를 할 예정이다.
안성찬 기자golf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