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고급빌라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최근 서울 중소형아파트부터 서서히 온기가 돌기 시작하더니 지난 추석이후 서초구 방배동 등 강남을 중심으로 급매물이 팔리면서 시장이 살아난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특히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고급빌라를 렌탈하려는 강남 큰손들이 강남 고급빌라시장에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28일 강남 현지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방배동 서래마을 일대의 고급빌라 가격은 7억~25억원 정도. 이는 올 초보다 5%정도 가격이 하락한 수준이다. 하지만 추석 이후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총부채상환비율(DTI)규제 완화로 조금씩 문의가 오기 시작허더니 추석이후에는 급매물 거래가 시작되며 시장이 살아나기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방배동 서래마을 L공인중개소 대표는 "빌라매물 찾는 분들이 늘고 있는데 실제로 집 주인들에게 연락해보면 벌써 매매했다고 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 10억원 대 매물 거래가 많은 편"이라며 "최근 전세물건 부족으로 빌라 문의도 오면서 빌라 전세매물도 매물도 많지 않다"고 말했다.
방배동 빌라는 찾는 이들은 대부분 강남 큰손들. 고급빌라를 구입해서 외국인 임대를 통해 돈을 벌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방배동 일대의 일반 빌라 매물 매매가격은 3억~4억원대. 이런 빌라의 경우 월세를 줘도 월 100만원 정도 밖에 챙길 수 없다. 하지만 10억원이 넘는 고급빌라의 경우 최대 1000만원까지 월세를 받을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으로 충분히 투자할 매력이 있는 것.
방배동 유로카운티의 경우 매매가격이 25억으로 고가지만 월세가 1000만원으로 외국회사 임원 등 세입자만 연결되면 고액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고급빌라 촌이 몰려 있는 청담동도 비슷하다. 특히 방배동은 금융위기를 타고 매매가격이 하락했지만 청담동은 가격도 그대로다. 최근에는 급매물이 거래되며 가격이 다시 오를 분위기 마저 조성되고 있다. 실제로 한채에 62억원 하는 카일룸 2차 빌라가 최근에 매매거래가 성사됐고 분양가가 50억원에 이르는 인근의 마크힐스 고급빌라도 절반 이상의 분양률을 보이고 있다.
삼성동의 고급빌라도 선전하고 있다. 강남권 중개업소에 따르면 고급빌라 헤렌하우스는 추석이후 2채가 팔려 분양물량 총 33세대 가운데 7~8세대가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연 부동산114 연구원은 "고급빌라의 가격 자체가 워낙 비싸지만 최근 1년새 가격하락으로 저렴한 매물에 늘었다. 고액투자자들에게는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라며 "고정적인 월세수입 규모가 큰 만큼 외국인임대거래 관심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