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양적완화 논란 점입가경

입력 2010-10-28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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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전망에 증시 출렁...정책 비판 고조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양적완화를 둘러싼 논란이 점입가경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뉴욕증시는 27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추가 양적완화 규모가 기대에 미흡할 것이라는 우려로 혼조세로 마감했다. 10년물 국채는 6일 연속 내려 2년래 최장의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불안감은 연준의 양적완화 규모가 당초 시장 전망치인 1조~2조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5000억달러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서 비롯됐다.

추가 양적완화에 대해서는 기정사실화하고 있지만 규모에 관해서는 관측이 엇갈리고 있어 불안감만 커지는 양상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6개월에 걸쳐 5000억달러 규모의 자산매입을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연준 멤버들이 이 수치에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내지 않는 것을 보면 이 수치가 연준의 목표와 일치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은행 총재는 최근 강연에서 “5000억달러의 자산매입은 연방기금(FF) 금리가 0.5~0.75% 포인트 하락하는 것과 같은 정도의 자극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FT는 보통 연준은 FF금리 유도목표를 0.25%포인트 단위로 움직이지만 이번 추가 완화에서는 한층 과감한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됨에 따라 5000억달러 규모가 가장 유력하다고 설명했다.

또 연준이 보유하고 있는 모기지담보부증권(MBS)의 조기 상환 분을 국채에 재투자하기 위해 미 국채를 매월 300억달러어치씩 매입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목표액이 5000억달러인 경우 최소한 6개월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

추가 양적완화는 기정사실화한 만큼 시장의 관심은 이미 연준의 향후 움직임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연준이 “필요할 경우 추가 완화를 단행할 것”이라는 기존의 표현을 재차 표명할 것인지 혹은 FOMC 시점에서 경기가 개선됐을 경우 이 표현을 철회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요한 것은 ‘연준이 추가 완화를 통해 달성하려는 목적’과 ‘최종적인 추가 완화 규모’가 최대 쟁점이라는데는 변함이 없다는 점이다.

연준의 목표는 현재 9.6%인 실업률을 낮추고 인플레율을 2%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인플레율이 목표치를 밑돌더라도 연준이 추가완화 규모를 계속 확대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는 지적이다. 연준은 물론 시장에서도 추가 완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기 때문이다.

제레미 그랜섬 GMO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준의 추가 양적완화는 좀비쇼”라며 “연준이 달러를 찍어내 채권을 매입할 경우 상품가격이 급등하고 자산거품 등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 운용사인 퍼시픽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PIMCO)의 빌 그로스 최고투자책임자(CIO) 역시 “연준의 자산매입 재개는 30년간 지속돼온 채권 강세장에 마침표를 찍을 가능성이 크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토머스 호니그 캔자스시티 연방은행 총재는 25일 “연준의 추가 양적완화 정책은 악마와의 거래”라고 비판했다.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은행 총재와 나라야나 커컬라코타 미네아폴리스 연방은행 총재도 같은 입장이다.

이들은 “미 경제가 과도기에 들어섰으며 연준이 경기 자극을 서둘러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규모 국채 매입은 향후 인플레나 새로운 자산버블을 부를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연준이 자산매입을 시사한 이래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12% 상승하며 유동성 장세를 연출하고 있고 상품가격까지 오르며 비판론자들의 관측에 힘을 실리고 있다. 구리와 금, 원유 가격은 2개월 전보다 각각 16%, 8.1%, 13%나 급등, 인플레율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채권 매입의 주요 목적은 국채 가격을 끌어올려 그에 따른 금리 하락을 통해 장기금리를 낮추는 것이다. 10년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4월 4%대에서 이미 2.6% 부근까지 하락했다. 10년만기 국채 금리와 연동되는 모기지금리는 40년래 최저수준까지 떨어졌다.

UBS 웰스 매니지먼트 아메리카의 마이크 라이언 펀드매니저는 “연준의 추가 완화 규모가 기대에 못미치면 실망감이 큰 반면, 지나치게 많으면 과잉반응이라는 우려를 초래할 수 있다”며 “어느 쪽이든 부정적인 여지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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