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이 차명으로 부동산을 관리한 정황이 포착됐다. 태광그룹은 용인시에 위치한 골프장 부지와 인근 토지에 대해 임원의 명의 신탁을 통해 부동산을 사들인 뒤 소유권을 넘겨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태광그룹 측이 차명부동산에 대해 ‘어쩔 수 없었다’는 해명을 내놓고 있어 향후 검찰 수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태광그룹 계열사 태광관광개발은 지난 1996년 타인의 이름으로 명의신탁된 토지의 소유권을 찾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
본지 취재 결과 태광관광개발은 대표자의 명의로 지난 1996년 4월 4명에 대해 명의신탁한 용인시 골프장 부지와 인근 땅의 소유권을 돌려달라며 수원지법에 소장을 제기했다. 재판은 6개월만에 원고의 승소로 끝났다.
피고 중 최모씨의 경우 당시 태광관광개발의 대표이사인 것으로 확인됐는데 결국 제소자와 피소자가 동일 인물이었던 것이다.
게다가 피고 중 이모씨의 경우 지난 2004년 태광그룹 대한화섬의 상근 감사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태광관광개발은 재판 이후 바로 소유권을 넘겨받지 않고 골프장 확장 인가가 난 이후인 2007~2008년 피고로부터 땅의 명의를 넘겨 받았다.특히 명의신탁 부지 중 일부는 현재까지도 차명으로 관리가 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가 지난 1996년 피소자들의 명의로 된 토지를 확인한 결과, 태광관광개발은 지난 2006년부터 이모씨 명의의 토지 3필지 대해 15억원 상당의 근저당을 설정했다.
근저당 설정 토지 내역을 보면 이씨 명의의 토지는 모두 태광관광개발의 명의 신탁이 이뤄진 것으로 밝혀졌다. 태광그룹이 임원 명의 등을 이용해 골프장 부지와 인근 토지를 사들인 셈이다.
명의신탁은 소유관계를 공시하게 돼 있는 재산에 대해 소유자 명의를 실소유자가 아닌 다른 사람 이름으로 해놓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는 부동산 관련법 상 조세포탈과 강제집행을 면하기 위한 사전적인 수단이 될 수 있어 일부 예외 조항을 제외하고 차명 관리이기 때문에 불법으로 명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태광그룹 관계자는 “지난 1996년 피소된 4명에 대한 명의신탁 부분은 맞다”며 “어쩔 수 없는 상황이였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