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이진(22·사당동)씨는 갑자기 건조해진 날씨덕에 비염과 인후통을 심하게 앓았다. 장 씨는 건강을 위해 가습기를 사용하려고 했지만 오랜만에 쓰는 것이라 작동이 되지 않아 가습기를 A/S(애프터서비스)에 맡겼다. 당장 가습기를 써야하는 장 씨가 찾은 묘책은 휴지 가습기다. 장 씨는 쉽게 만들 수 있는 휴지 가습기를 보고 이거다 하고 무릅을 탁 쳤다고 한다.
장 씨와 같이 네티즌 사이에서 50원짜리 가습기가 인기다. 저렴한 가습기의 재료는 다름아닌 휴지다. 그릇과 젓가락, 휴지만 있으면 휴지 가습기를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다.
휴지 가습기를 만드는 방법은 냉면기 같은 그릇에 적당량의 물을 받은 뒤 젓가락에 휴지를 걸쳐서 올려놓으면 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100도 이상 끓는 물로 해야 한다는 점이다. 수증기와 세균에 오염되지 않는 효과가 있다.
휴지 가습기는 휴지가 물을 빨아들여 서서히 증발시키면서 방안의 습도를 조절하는 기능을 하게 되는 원리다고 볼 수 있다. 휴지의 면적을 조정하면 증발량까지 조절할 수 있다.
이같은 원리를 응용하면 그릇이나 젓가락, 휴지 대신 철사나 옷걸이, 패트병, 천 등을 대신 활용해서 가습기를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만든 휴지가습기는 매일 손 쓸 일도 없다. 네티즌들의 실험결과 휴지가습기는 5일에 한번만 물과 휴지를 갈아주면 된다고 한다. 박주미(24·상도동)씨는 “가습기처럼 복잡하지 않다”며 “때가 끼지 않으니 오히려 더 위생적”이라고 말했다.
가습기도 인기다. 업계에선 가습기는 9~12월 사이에 연간 판매량의 80%가 팔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10월 둘째주 가습기 판매량도 전월 동기보다 45% 이상 늘었다. 옥션 계절가전 담당 김문기 팀장은 “최근 바이러스가 강력해지면서 가습 기능 외에 살균과 청정 기능을 더한 가습기가 인기”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