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술 업체들이 '엔고' 비상에 걸렸다.
캐논, 후지쯔 등 일본의 대표적 기술 기업들이 엔화 고공행진과 해외시장의 악재로 실적악화를 우려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엔화는 최근 달러에 대해 15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강세를 보여 왔다.
일본의 대표적인 디지털 카메라 제조업체 캐논은 매출 목표를 낮추는 등 조정 국면에 들어갔다. 후지쯔 역시 엔고 여파로 하반기(올 10월~2011년 3월) 매출이 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캐논은 지난 분기 실적은 좋지만 전망은 신중하게 내다봤다. 지난 2분기(7~9월) 약 2000억엔의 매출 확대를 예상하고 있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7.7%에서 11.4%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순이익도 전년 동기 367억엔에서 86% 상승한 682억엔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있다.
이 같은 성장세는 레이저 프린터와 디지털 싱글 렌즈의 강한 매출에 힘입은 것으로 톰슨 로이터의 당초 예상치 583억2000만엔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캐논은 올 한해 순익이 당초 예상치인 2400억엔보다 높은 2450억엔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매출은 예상치인 3조7500억엔보다 낮은 3조7100억엔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캐논의 다나카 토시조 부사장은 “미국의 경기회복이나 연준의 양적완화 조치가 있기 전까지 엔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캐논은 달러·엔 환율 전망을 90엔에서 80엔으로 10엔 낮췄고 유로·엔 환율은 110엔에서 115엔으로 조정했다.
후지쯔도 환율의 충격에서 자유롭지 않다.
후지쯔는 2분기 매출을 당초 예상치인 4조8000억엔에 미치지 못하는 4조6700억엔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후지쯔 측은 예상치에 미치지 못하는 1300억엔 중 엔 강세로 인한 피해가 절반이 넘는 600억 규모에 달한다고 밝혔다.
순익은 950억엔, 영업이익은 1850억엔을 기록할 전망이다.
후지쯔는 당초 달러·엔 환율 90엔을 전망했지만 하반기 전망치를 85엔으로 재조정했다. 유로·엔 환율 역시 115엔에서 105엔으로 조정했다.
주요 선진국들의 침체는 앞으로 지속적인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의 경기회복 둔화가 해외 시장 판매에 장애가 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후지쯔의 가토 카주히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유럽 각국은 현재 긴축정책에 돌입한 상태”라며 “우리는 개인소비 부문에서 매출 확대를 노려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유럽의 전반적인 상황은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