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저축은행을 인수해 서민들을 위한 종합소비자금융회사로 키워나갈 계획입니다.” 최윤 러시앤캐시(아프로파이낸셜그룹) 회장은 최근 중앙부산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지난 2007년부터 품었던 꿈을 이루게 됐다.
러시앤캐시의 이번 저축은행 인수는 4수만의 성공. 수능시험도 4수면 지칠 만 하지만 최윤 회장은 포기하지 않았다.
첫 번째 시도는 지난 2008년 말 부산 양풍저축은행 인수였다.
실사까지 실시하며 인수의 가능성이 보이는 듯 했지만 부실이 많아 중간에 그만 뒀다. 이후 양풍저축은행은 토마토저축은행이 인수했다.
6개월이 흐른 뒤 예한울저축은행에 두 번째 출사표를 던졌다. 매각에 참여해 마지막 단계까지 올라갔지만 역시 거품이 있다고 판단됐다. 러시앤캐시는 물러났고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이 주인이 됐다.
연달아 고배를 마신 최 회장은 내실을 다지며 다음 기회를 노렸다. 지난해 8월에는 대부업체 미즈사랑을 인수하고 9월에는 여신전문회사 한국아이비금융을 인수하는 등 규모를 키워가며 종합소비자금융회사로의 도약을 꿈꿨다.
그리고 올해 초 다시 예쓰저축은행 인수에 도전했다. 이번에는 계약 직전 단계까지 가며 인수에 성공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최윤 회장이 횡령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는 일이 터지고 말았고 저축은행 인수는 철회해야 했다.
이후 무혐의로 풀려난 최 회장은 저축은행 인수에 박차를 가했고 네 번째 시도 만에 비로소 중앙부산저축은행 인수에 성공했다. 올해 신년사에서 “저축은행 인수는 올해 안에 반드시 달성할 것”이라고 직원들에게 한 약속을 지킨 것이다.
최 회장의 말대로 러시앤캐시는 이번 인수를 통해 종합소비자금융그룹으로서 한 단계 더 올라서게 됐다.
지난 2004년 아프로소비자금융(전 에이앤오), 프로그레스, 예스캐피탈 등을 통합해 출범한 아프로파이낸셜 그룹은 현재 대부업체인 러시앤캐시를 비롯해 신용정보사인 예스신용정보, 여신전문회사인 한국아이비금융 등 7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중앙부산저축은행이 편입되면 자회사가 8개로 늘어난다.
러시앤캐시 관계자는 “종합소비자금융그룹으로서 커나가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고 이미 어느 정도는 갖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앤캐시가 중앙부산저축은행의 새로운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아직 금융위원회의 승인 절차가 남아 있다. 대부업체가 저축은행을 인수하려면 금융위에서 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아야 하며 대주주가 금융관련 법령을 위반하지 않고 부채비율이 400% 이내여야 하는 등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해야 승인을 받을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러시앤캐시 측에서 아직 공식적으로 승인을 신청한 바는 없다”며 “인수 여부는 요건을 갖췄느냐에 따라 금융위원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