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응찬 회장, 신한금융 대표이사 사임 (종합)

입력 2010-10-30 16:09 수정 2010-10-3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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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열 이사가 직무 대행…9명 이사 특별위원회 구성

라응찬 신한지주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결국 물러났다.

전성빈 신한지주 이사회 의장은 30일 서울 태평로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이사회 직후 브리핑을 통해 "라응찬 회장은 오늘 오전 실시된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직에서 퇴임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전 의장은 라 회장이 이사회에서 "최근 너무 많은 심려를 끼쳐 죄송하고 실명제 위반 관련 검사에 대해 관계 직원들의 선처를 부탁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이사회는 사퇴한 라 회장 대신 류시열 법무법인 세종 고문을 대표이사 직무대행으로 선임했다. 임기는 차기 경영진이 선임될 때까지 이다. 또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 때까지 이사회의 책임 하에 한시적으로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특별위원회는 라응찬 전 회장, 이백순 신한은행장, 신상훈 신한지주 사장 등 현 경영진 3명을 제외한 나머지 이사 9명으로 구성된다. 위원회는 그룹의 위기 관리 및 지배구조 아젠다를 논의하고 차기 경영진 선임에 관한 안을 만들 예정이다.

전 의장은 라 회장의 이사직 사퇴 논의가 있었냐는 질문에 "이사직 유지 여부는 본인의 판단에 달린 것으로 이사회에서는 논의가 없었다"고 답했다.

아울러 "이사회는 주변의 우려를 빠르게 해소하고 그룹이 더욱 새롭고 건강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선임된 류 직무대행은 "국민으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던 신한그룹이 잠시나마 이런 일로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대표이사 대행으로서 죄송하고 송구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나이도 많고 능력도 별로 없어 그간 직무대행으로 거론될 때마다 절대 못하겠다고 했었다"며 "하지만 이사들과 그룹 관계자들이 라 회장이 사퇴하는 마당에 당신밖에 없지 않느냐, 본인으로서는 희생이 되겠지만 조직을 안정시키고 리더십 체제를 투명하게 확립시키는 것도 보람 아니겠냐고 회유했다"고 말했다.

류 대행은 "본인의 능력은 부족하지만 이사회와 임직원의 지혜를 모아 어려움을 꿋꿋이 이겨내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이어 "신한지주는 그동안 금융회사 성장의 모범이 돼 왔고 지금은 잠시 어려운 모습이지만 빨리 턴어라운드 시켜 정상적인 발전과 성장을 이루겠다"며 "그동안 걱정해주신 만큼 빨리 정상화해 우리 나라 금융 산업과 국부 창출에 보탬이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과제를 묻는 질문에 "조직을 안정시키고 지배구조를 새롭게 정착시키는 일이 시급하다"며 "특별위원회와 숙의를 통해 차근차근 풀어나가겠다"고 답했다.

특별위원회와 직무대행의 권한 관계에 대해서는 "직무대행도 특별위원회의 한 멤버이고 추구하는 목표는 같다"며 "위기 극복과 안정 회복, 성장 기반 확보, 새로운 CEO 선임이 그 목표"라고 밝혔다.

직무대행과 특별위원회를 같이 운영하는 이유도 "직무대행은 업무 상 당장 필요하고 특별위원회는 의결 절차가 복잡한 이사회에 비해 의사 처리 과정이 빠른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류 대행이 라 전 회장측 인사로 라 전 회장이 나중에 돌아올 기반을 마련하는 것 아니냐는 세간의 의혹에 대해서는 "명예훼손이 아니냐"며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본인이 추구하는 목표는 신한그룹의 안정과 기틀 마련이지 특정인과 가깝다 멀다 왈가오라부하는 것은 음해"라며 "특정 집단이나 특정인의 이익을 위해 대의명분을 저버리고 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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