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자산가들 관심 채권 투자로 기울어
국내 증시가 3분기 어닝 시즌을 맞아 지난달 27일 장중 1920선을 돌파하면서 주식시장에 몰린 자금 중 일부가 투자자들의 주머니 속으로 회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25일 14조4650억원에서 26일 14조5640억원, 27일 15조3730억원까지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27일 코스피지수가 1920선을 돌파함과 동시에 투자자들이 자금 회수에 나서면서 투자자예탁금은 28일 14조6060억원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코스피지수의 연중 최고치 경신과 함께 일부 차익실현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이달 중순 코스피지수가 1900선 아래로 밀렸던 10월 19~22일까지 4거래일 동안 국내 주식형펀드로 매입 자금이 유입됐으나 25일 1900선 탈환과 동시에 환매 공세가 재개됐다. 당시 국내 주식형펀드로 시중 자금이 유입됐지만 지난 한주간 코스피지수 급등에 펀드 환매는 재차 증가했다.
코스피지수가 1900선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올해 안으로 그 이상의 추가 상승에 대해서는 투자자들 역시 확신을 갖기 어려워 1900~1920선을 기점으로 입금과 출금을 반복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예탁금 등의 감소는 요즘 시장의 변동성이 높았고 연중 최고치 경신에 따른 차익실현 성격이 있다고 보여진다”며 “지난주 감소세를 보이던 자금을 두고 전부 차익실현에 나설 것이다 라고 우려하는 것도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지수와 예탁금이 상관관계가 높기 때문에 지수가 올라가면 같이 올라가는 경향을 보이고 반대의 측면도 마찬가지로, 변동성이 심한 장세에서는 선물·옵션 예탁금은 오히려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펀드와 관련해서는 코스피지수 1900선 이상에서 펀드 환매 압박이 늘어나고 있고 지난주 말 급락때와 같은 지수대는 돈이 들어오는 모습으로, 결국 지수가 1910~1920선에서는 환매가 나타나고 있어 해당 지수대의 펀드 환매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그는 “이번주 FOMC의 추가 양적완화 등의 이벤트가 남아있지만 그에 대한 기대감은 점차 줄어들고 있고 3분기 실적시즌도 삼성전자 실적 발표 이후 절정을 넘기면서 모멘텀이 부재한 모습”이라며 “시장이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요인들이 없는 만큼 횡보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과 함께 증시자금 흐름도 유·출입을 거듭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고액 자산가들의 관심과 투자금은 주식시장 보다는 채권쪽에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굉장히 보수적인 성격을 가진 고액 자산가들로선 아무래도 많이 오른 주식쪽보다는 채권쪽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영우 대우증권 PB클래스 갤러리아 지점 부장은 “과거보다 시장이 좋아져서 주식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예전에 비해 많이 올라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최근 고액 자산가들의 관심은 채권쪽으로 기울고 있다”며 “채권도 단순한 국내 국공채가 아니라 해외쪽의 현지 통화로 이머징 마켓에 투자하는 채권형 펀드 등의 상품에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이머징 마켓의 통화 가치가 올라가는 현 상황에서 채권 수익 외에 환 차익을 더 거둘 수 있다는 잇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 부장은 이어 “최근 금 값 급등에 투자에 나서고 있는 분들이 많지만 고액 자산가들은 금 값 역시 오를만큼 오른 것으로 생각하고 있어 금 관련 상품으로의 투자 비중은 많이 줄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