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가격을 두고 실랑이를 벌이던 철강사와 건설사가 마침내 전면전에 들어갔다.
1일 현대제철은 보도자료를 내고 "불공정행위를 조장하는 건자회 회원사 대상으로 철근 출하를 자제한다"며 사실상 공급 중단에 들어갈 것임을 밝혔다. 건설자재직협의회(건자회)는 도급순위 40위권 이내 건설사 구매직 담당들의 단체.
9~10월 철근 가격에 대한 입장 차이가 커 좀처럼 협상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있는 것.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주요 철근 제조사들은 9월 공급 가격으로 t당 76만원, 10월 가격으로 79만원을 각각 제시하고 있다. 반면 건자회 측은 일괄 71만원을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현대제철 측은 최근 건자회가 소속 회원사들에게 “건자회 결정사항입니다. 9월, 10월 71만원으로 전월 동일, 9월 마감 71만원 제강사 미수용시 이월, 단가인상 주도 중인 ○○제철 발주물량 50% 줄여 시장점유율 20%대로 목표, ○○제철의 일방적 단가인상에 적극 대응합시다”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 불매운동을 조장하는 것은 물론 인위적으로 시장점유율을 조작하려는 불공정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철근가격 결정에 대해 각 건설사별로 구매 물량, 대금 지불조건, 기존 거래실적 등을 기초로 해 개별협상으로 결정되는 것이지 구매 실무자들로 구성된 친목 모임인 건자회 측이 각자들이 갖고 있는 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바람몰이식으로 단일가격으로 몰고 가는 것은 안된다는 입장이다.
또 원자재인 철스크랩 가격이 9월 중순까지 t당 46만원까지 오르고 에너지 요금이 인상되는 등 제조원가가 상승하고 건설업계 침체로 인한 가동률 저하와 고정비 상승 등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반면 건자회 측은 제강사가 건설업계의 어려움은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방적인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건자회 관계자는 "특정 회사의 회원사들이 일괄적으로 철근을 구매하지 않는 등의 불매운동은 이뤄진 적 없다"면서 "t당 71만원을 내세우고 있지만 철근 제조사들이 적정 수준의 인상안을 제시한다면 얼마든지 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