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도 믿지 못하겠어요.”
개인투자자들이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두고 하는 말들이다. 최근 실적 공시가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믿을만한 공시조차 찾기가 힘들다는 볼멘소리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일주일간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쏟아지는 하루 평균 350여건의 공시 중 60여건이상이 ‘기재정정’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기 때문이다. 10곳 중 3곳 이상은 실수를 했다는 것이다.
계약상대방을 잘못 표기하는 웃을 수 없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유가증권 A사의 경우를 보면 연매출의 32%에 해당하는 단일 매출 공시의 상대방을 전혀 엉뚱한 회사로 표기해 부랴부랴 고쳐 투자자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전자업종 회사인 S사도 영업실적을 살짝 고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얼마 전에는 국내 20위권내 N증권사는 기본적인 회계기준을 지키지 못해 시장에서 망신을 톡톡히 당했다.
회기 중 여러 번의 거래가 이뤄지는 동일 파생상품에 대해서는 수익과 손실을 상계해 계상해야 한다. 그러나 N증권사는 각 거래에서 나오는 수익과 손실을 각각 계상해 영업수익과 영업비용들을 800억원이상 부풀려진 것을 두 달가량 모르고 있다가 부랴부랴 정정공시를 내는 해프닝을 연출하기도 했다.
문제는 정정공시에 대한 답변과 태도다. 투자자에 대한 사과 대신 단순한 기재 오류라는 것이 대부분이다. 사람이 하다 보니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런 문제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다보니 무감각해지는 것이다. 경영진의 반성이 필요하다. ‘문제를 자꾸 방치하다보면 문제들이 너무도 쉽게 행해지는 일상화 된다.’경영에 대한 명언이다. 실적 시즌만 되면 쏟아지는 공시
오류를 이젠 CEO들이 직접 챙겨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