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30조 퇴직연금을 잡아라

입력 2010-11-03 11:40 수정 2010-11-03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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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연금전환 앞두고 신상품 쏟아내며 시장쟁탈전

올 연말 퇴직연금 도입이 확대됨에 따라 은행권에 시장 주도권을 빼앗긴 보험사들이 시장 확대를 위해 가입 경쟁에 발 벗고 나섰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은행과 생명보험, 손해보험, 증권 등 금융회사에 가입된 퇴직연금의 적립금 규모는 18조9898억원으로 지난해 말 14조248억원에 비해 35.4%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퇴직보험과 퇴직신탁의 적립금 잔액은 19조9176억원으로 지난해 말 23조3551억원에 비해 14.7% 감소했다.

퇴직보험과 퇴직신탁은 내년부터는 추가 불입이 금지되고 올해까지 퇴직연금으로 전환하거나 중간 정산해야 하는 등 더 이상 퇴직금제도로서의 구실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해 연말을 앞두고 퇴직보험과 퇴직신탁을 퇴직연금으로 전환하는 추세가 빨라지고 있다. 그러나 퇴직보험과 퇴직신탁의 전환 속도와 달리 보험권의 시장점유율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퇴직연금의 권역별 시장점유율은 은행이 51.9%로 절반을 차지했고 생명보험(28.4%) 증권(13.5%) 손해보험(6.1%) 등이 뒤를 이었다. 2007년 12월에만 해도 보험의 점유율은 50.0%로 절반을 차지했고 은행 40.5%, 증권 9.5%였지만 은행과 보험의 처지가 역전된 것이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저마다 퇴직연금 시장을 염두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베이비부머 등 은퇴을 앞둔 소비자들을 위한 신상품과 서비스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최근 알리안츠생명은 본격적인 은퇴기에 접어든 베이비부머를 위한 연금상품인‘알리안츠베이비부머연금보험’을 11월부터 판매한다.

이 상품은 은퇴 시기가 도래했지만 미처 가입해둔 개인연금이 없거나 노후자금 준비가 부족해 추가 가입을 고려하는 40세 이상 63세 미만 고객들을 대상으로 개발된 것.

때문에 상대적으로 연금을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길지 않은 베이비부머의 상황을 고려해 납입기간을 3년, 5년, 7년납으로 짧게 설계했다. 미래에셋생명은 은퇴설계 구축을‘건강관리’를 기초로 해 재무설계인 ‘자산관리’와 비재무설계인 ‘행복관리’로 크게 세가지 테마로 구성, 각 테마별로 표준모델을 제시하면서 각 테마에 맞는 신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PCA생명은 누구나 은퇴견적을 산출해볼 수 있는 아이폰용 무료 어플리케이션 ‘당신의 은퇴견적은 얼마입니까? (What’s Your Number?)’를 일반 소비자용으로 출시했다.

이 어플은 현재 나이와 예상 은퇴 연령, 보유자산과 가족유형, 은퇴시 월 예상 지출액 등 기초자료를 입력하면 은퇴까지 마련해야 할 비용을 자동으로 계산해준다. 또 연간 투자 수익률 및 물가상승률 등 변수도 다양하게 설정이 가능해 다양한 경우의 수를 고려한 예측이 가능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내년 본격적인 퇴직연금 전환을 앞두고 여러가지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내년 30조원이 넘는 퇴직연금 시장에 보험뿐 아니라 은행, 증권들도 영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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