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 어디로" 패션계 이목집중...SK네트웍스 인수 사실상 무산

입력 2010-11-03 11:39 수정 2010-11-0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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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브랜드파워 M&A 대상 '0순위'...제일모직·LG패션·롯데쇼핑 격돌 전망

SK네트웍스의 한섬 인수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섬의 향방에 패션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성복·남성복 등 다수의 브랜드를 보유한 한섬을 인수하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여성복 시장에서 선두지위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와 한섬은 인수가격, 경영권 및 고용보장 등에 대해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무산됐다는 공식 발표는 없지만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동안 한섬은 패션업계에서 인수·합병(M&A) 매물 ‘0순위’로 꼽혀왔다. 한섬은 △TIME, △MINE △SYSTEM △SJSJ 등 여성복 브랜드와 △TIME HOMME △SYSTEM HOMME, △CHOLE 등 남성복 브랜드 다수를 보유해 강력한 브랜드파워를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 영캐주얼 시장에서는 ‘시스템’이 베네통코리아의 ‘시슬리’에 이어 2위를 기록 중이며, 여성캐릭터캐주얼 시장에서는 ‘타임’ 브랜드가 제일모직의 ‘구호’와 업계 1, 2위를 다투고 있다.

이외에도 수입명품 끌로에, 씨바이끌로에, 발렌시아가, 엔드밀미스터, 랑방, 지방시, 셀린느 등 총 7개 브랜드를 독점 수입·판매, 연 4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캐쉬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처럼 의류업계에서 탄탄한 지위를 갖던 한섬이 패션사업 매각을 공식화하면서 패션업계 순위재편의 ‘캐스팅 보트’ 부상했다.

업계에서는 새로운 한섬이 다시 시장에 나오면 국내 패션 대기업 대부분이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고 있다. 탄탄한 자금력과 유통망을 확보한 대형 패션업체의 경우 한섬 인수시 강력한 브랜드 군을 형성하며 시너지 효과를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패션 업계는 제일모직과 이랜드가 1조원이 넘는 매출로 1,2위를 다투고 있으며 LG패션과 코오롱이 1조원 안팎의 매출규모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유력하게 거론되는 곳이 제일모직과 LG패션. 두 회사는 최근 여성복 사업을 강화하는 추세여서 양사의 인수전 참여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에 나이스크랍(회사명, 엔씨에프)을 인수하면서 패션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는 롯데쇼핑도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 롯데쇼핑의 GF(글로벌 패션) 사업부는 타스타스(여성복), 헤르본(셔츠) 등 2개 브랜드를 국내에서 위탁생산하고, 훌라(핸드백), 제이프레스(남성복), 제라르다렐(여성복), 메조피아노(아동복) 등 4개 브랜드는 해외에서 직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이번 엔씨에프 인수와 함께 패션업체를 직접 운영, 본격적으로 패션사업을 전개할 방침이다. 따라서 업계 관계자들은 롯데쇼핑이 브랜드 파워가 큰 한섬을 인수후보대상에 올려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와 관련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한섬은 조건만 맞다면 지속적으로 매각작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섬이 가진 브랜드 파워를 감안하면 이랜드, 제일모직, LG패션 등을 비롯한 국내 패션업체들이 관심을 갖기에 충분해 인수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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