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공급하기로 한 6000억달러는 어느 정도의 자금일까.
연준은 3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일정으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6000억달러 규모의 장기물 국채를 매입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양적완화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한화로 환산하면 약 664조8000억원. 300조원 정도인 우리나라 1년 예산의 2배가 넘는 금액이다.
지난해 수출규모가 3640억달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가 1년6개월 이상을 수출해야 벌 수 있는 돈이기도 하다.
미국의 올해 국민총생산(GDP) 15조달러에 비교하면 4% 수준이다. 미국이 한달에 100달러를 번다면 4달러는 양적완화를 위해 쓰는 셈이다.
세계 2위 경제국으로 도약한 중국의 GDP 5조9000억달러의 10% 수준이다.
특히 동구권 주요 국가의 1년 총생산을 넘어서는 막대한 자금이다. 폴란드의 GDP는 지난해 5300억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연준의 추가 양적완화 규모는 당초 1조달러에서 점차 하향조정되며 5000억달러 수준까지 줄었지만 기대를 많이 낮췄던 만큼 6000억달러 어치 국채 매입은 생각보다 괜찮은 편이라는 평가다.
지난 8월부터 시작한 연준 보유 주택담보부증권(MBS) 만기도래분 국채 재매입 규모가 매월 350억달러 정도인 것까지 감안하면 연준의 자산매입 규모는 총 8500억~9500억달러에 달한다.
양적완화는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더 이상 낮출 수 없게 됐을 때 채권을 직접 사들여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해 경기부양을 꾀하는 것을 말한다.
연준은 2008년 금융위기 발발 이후 1조7000억달러라는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 채권을 매입해 1차 양적완화 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연준의 이같은 결정은 미국의 경기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